성주 사드기지 요격미사일 ‘기습반입’…반대단체-경찰 충돌
  • 정우성 객원기자 (wooseongeric@naver.com)
  • 승인 2020.05.2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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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육로 이용 장비·자재 반입 마쳐
시위 참가자 5명 부상 입어
ⓒ 소성리종합상황실 제공
성주기지로 이동하는 군 이송 차량 ⓒ 소성리종합상황실 제공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 사드(THAAD) 기지에 한밤중 기습적으로 요격미사일 등을 반입했다. 그 과정에서 진입로를 확보하려는 경찰과 장비 진입을 막고 나선 사드 반대 단체가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방부는 29일 주한미군의 성주기지 교체 장비 반입 등을 위한 육로 수송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9시에 시작된 작업은 반대 단체와 충돌 때문에 다음날 오전 6시에 마무리됐다.

국방부는 "성주기지에서 근무하는 ·한미 장병들의 열악한 생활공간 등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일부 노후화된 장비 교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반입된 장비는 발전기 등 장비와 운용 시한이 넘은 요격미사일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교체된 요격미사일은 기존에 있던 것과 똑같은 종류이며, 수량도 같다"면서 "사드 체계의 성능개량과도 관계 없다"고 강조했다. 사드 요격미사일의 추가 배치는 없었다는 의미다. 중국과 외교적 마찰을 고려해 사전 통보를 했으며, 중국 측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소성리종합상황실
경찰이 반대 단체들을 막고 진입로를 확보하고 있다. ⓒ 소성리종합상황실 제공

시민단체 소성리종합상황실은 28일 “경찰이 사드 기지 공사 재개를 위해 대규모 경찰 병력을 동원하고 있다. 시민 여러분 소성리로 지금 모여주길 바란다”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 단체는 성주기지 인근 소성리 육로에서 장비 반입 여부 등을 감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군의 협조 요청을 받고 경찰 3700여 명을 길목에 배치했다. 경찰이 진입을 차단해 현장에서 대치한 주민과 단체 관계자는 50여 명에 불과했다.

이들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부상자도 나왔다. 소성리종합상황실 측은 “장비 반입 과정에서 구급차로 병원에 후송된 인원은 여성 4명,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인원은 남성 1명”이라고 밝혔다.

밤새 계속된 대치는 29일 오전 4시15분 경 경찰이 진입로 확보에 나서면서 종료됐다. 군용 트레일러 6대는 성주 기지로 진입해 수송 임무를 마쳤다.

국방부는 그동안 이 같은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 장비와 자재 등을 헬기로 이송해왔다. 이번엔 육로 수송이 불가피해 긴급 이송 작전을 펼치게 됐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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