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된 ‘제주 여행·부흥회’…교회 관련 확진자 속출
  • 이혜영 객원기자 (applekroop@naver.com)
  • 승인 2020.06.0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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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 35명 중 31명이 수도권서 발생
제주여행 다녀온 안양·군포 12개 교회 시설폐쇄
인천서 부흥회 참석 교인 18명 확진
부활절인 4월12일 서울의 한 교회에서 서울시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집회 금지 명령과 고발에도 주일예배가 강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활절인 지난 4월12일 서울의 한 교회에서 서울시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집회 금지 명령과 고발에도 주일예배가 강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 물류센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가 조금씩 잦아드는 가운데, 이번엔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30명 대로 올라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전날 0시보다 35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는 1만1503명이다. 35명 가운데 지역발생은 33명이며 검역 과정에서 확진된 사례는 2명이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늘었다. 인천이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12명, 서울 1명 등의 순이다. 대구와 전남에서도 각 1명이 추가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지난달 28∼31일 나흘간 79명, 58명, 39명, 27명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수도권 교회 집단 감염 여파가 영향을 미치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기 안양과 군포에서는 제주도로 단체여행을 다녀온 교회 목사들과 가족 등 9명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관할 지자체에서 12개 관련 교회에 대한 시설폐쇄 및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안양 일심비전교회 목사인 A씨 가족 7명 중 A씨 부부와 며느리, 초등학생 2명 등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을 받은 초등학생들은 2학년과 6학년생으로 A씨의 손자다. 이 중 2학년생은 지난 28일 재학 중인 안양 양지초등학교를 하루 등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파로 양지초는 이달 11일까지 학생들의 등교를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군포시에서는 군포1동 새언약교회 목사 배우자(40)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은혜신일교회 교회 B목사 부부(48세·41세), 산본1동 창대한교회 목사 가족(53·여) 등 3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A목사 부부와 군포 확진자 4명은 지난 25∼27일 제주도를 함께 여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 여행에는 안양지역 교회 3곳과 군포지역 교회 9곳 등 총 12개 교회의 목사와 신도 등 25명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포 지역 교회에서 간 17명 가운데 4명이 확진됐고, 나머지 13명은 검체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 안양 지역 교회에서 간 8명 중에는 일심비전교회 목사 부부 2명이 확진됐고, 나머지 2개 교회 관계자들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인천에서는 지난달 28일 미추홀구 한 교회에서 열린 부흥회 모임과 관련한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이날 18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해당 부흥회에는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부평구 모 교회 목사 C(57·여)씨가 참석했다. C씨의 부평구 교회는 교인 수 2명의 개척교회여서 집단감염 우려가 적었지만, C씨가 다른 지역 교회 모임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함께 참석했던 교인들을 중심으로 추가 확진자가 늘고 있다. 

미추홀구 거주 확진자 8명 가운데 대부분은 다른 교회의 목사거나 목사의 가족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구 거주 확진자(67·남)도 연희동에 있는 한 교회의 목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확진자 가운데 연수구 거주자(52·여)와 남동구 거주자(76·여)는 28일 미추홀구 교회에서 C씨와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지역 확진자 대부분은 교회 행사나 모임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요일인) 31일 오전 검체를 채취하면서 일요일 예배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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