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안전도시 평택이 ‘위험천만’한 도시로 전락?
  • 경기취재본부 윤현민 기자 (hmyun911@sisajournal.com)
  • 승인 2020.06.03 15: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PG 실내보관 등 위험물 부실관리 무더기 적발…시 자체 안전보건진단 결과

경기 평택시가 재난·안전 분야에서 잇따라 엇박자를 내고 있다. 재난안전체험관(시사저널 4월14일자 '평택재난안전체험관건립 깜깜이 공약 논란' 기사 참조)에 이어 위험물 부실관리까지 무더기로 나왔다. 반면, 시는 당시 발견한 위험요인과 장소도 모르쇠로 일관해 주변 원성을 사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국제안전도시 선포도 정치적 쇼맨십을 가장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3월 정장선 평택시장이 국제안전도시 공인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평택시
지난해 3월 정장선 평택시장이 국제안전도시 공인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평택시

시 49개 과에서 위험물질, 소방시설 부적합 26건  

3일 평택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4월20일~5월14일 시 본청, 직속기관, 사업소, 출장소, 읍·면·동의 공무직 및 기간제 노동자가 소속된 63개 과, 98개 팀을 대상으로 안전·보건 진단을 했다. 진단결과 전체 중 49개 과에서 위험물, 화학물질, 소방시설 부적합 사항 26건이 나왔다.

읍·면·동의 창고 등 6곳에선 LPG(액화석유가스) 25㎏ 용기를 실내보관 해 오다 적발됐다. 이는 안전사고 위험으로 관련법에서 금지하고 있으며, 벌금 또는 과태료 처분대상이다.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시행규칙은 별표8에서 가연성가스 용기는 벽은 불연재로, 지붕은 난연 또는 불연재로 만든 용기보관실에 보관토록 규정하고 있다.

또 유천정수장 배전반 시설은 덮개도 없이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배전반은 전기공급 전선들이 한데 모이는 곳으로 비상 시 차단기로 화재를 막는다. 하지만, 정작 이 안에서 불이 나면 감전위험으로 진화가 어렵고 큰 불로 번지기 쉽다. 실제 소방청 통계조사 결과 지난해 평택시에서 발생한 화재 전체 516건 중 104건이 배전반 발화 등 전기적 요인에 의한 것이다.

 

LPG용기 부실관리 기관 6곳 정체불명…"시민안전 흉내만 내다 끝날 판"

그러나, 구체적으로 위험요인을 어디에서 발견했는 지는 오리무중이다. 안전진단 후 실무 결과보고를 하고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시 공무노사팀 관계자는 "제가 현장 안전진단을 다녀왔지만 이 지역(평택)에 살지 않아 LPG용기 부실관리(실내보관)로 적발된 6곳이 어느 읍면동인지는 모른다"면서도 "해당기관이 지적사항 개선 전후 사진을 보내오지 않으면 이달 22일부터 다시 현장지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신들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지적 대상기관을 찾아 개선을 요구하겠다는 얘기다. 

정장선 시장 스스로 대표성과로 꼽은 국제안전도시와도 정면에서 배치되는 대목이다.앞서 그는 지난해 7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주요성과로 국제안전도시 공인 선포 등 10여 개 사업을 들었다. 국제안전도시는 사고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위해 지역사회가 지속해서 노력하는 도시를 말하며, 국제안전도시공인센터(ISCCC)가 인증한다. 안전도시로 인정받으려면 안전을 위한 기반, 안전 증진 프로그램 등 일련의 기준을 갖춰야 한다.

이에 한편에선 공직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정치적 쇼맨십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 시민활동가는 "지난해부터 시장 취임 1주년이라며 떠들썩하게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자랑하더니 정작 공공기관 위험물 관리는 엉망"이라며 "자칫 정치적 쇼맨십으로 비춰지기 쉬워 시민안전이나 현장진단도 결국 흉내만 내다 끝날 판"이라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