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화창’ 아모레퍼시픽 ‘흐림’ 갈린 이유는?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0.06.05 11: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K증권, 국내 투톱 화장품 회사 전망 내놔

국내 화장품 업계를 양분해온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에 대한 상반된 전망이 나왔다. SK증권은 LG생활건강에 대해서는 ‘비싼 화장품을 파는 더 비싸질 주식’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반면, 아모레퍼시픽에게는 ‘변화의 바람을 기다린다’는 조언을 내놨다.

전영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6월5일 내놓은 리포트에서 “저성장 시대의 소비 시장에서는 눈앞의 실적보다 회사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브랜드력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LG생건은 연매출 2조5000억원의 럭셔리 메가 브랜드 ‘후’를 보유했으며 차기 브랜드 ‘숨’도 매출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 '후' ⓒLG생활건강 홈페이지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 '후' ⓒLG생활건강 홈페이지

“LG생건, 글로벌 럭셔리 화장품 기업 예상되는 유일한 기업”

전 애널리스트는 “2015년 메르스, 2016년 사드 위기 때 채널 구조조정 및 다변화, 브랜드 재정비를 통해 위기를 타개한 바 있다”며 “그 결과 현재 국내 화장품 업체들 중 중국 온·오프라인 전 채널에서 수요 대응이 가장 빠르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한 업체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처럼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LG생건처럼 시장 점유율 하락 위험이 낮고, 브랜드 로열티가 높은 메가 브랜드를 보유한 업체가 투자에 있어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 재확산 우려와 입국 제한 조치로 단기 주가 변동성은 클 수 있겠으나, 중국 소비자들의 굳건한 럭셔리 화장품 수요는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며 “하반기 럭셔리 브랜드 ‘후’ 위주 안정적 수요 회복 전망을 감안 시, 중·장기 주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LG생건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럭셔리 화장품 기업 반열에 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일한 기업”이라면서 “향후 브랜드 가치 재고를 동반한 주가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분기 면세점 판매는 1분기보다 축소될 것”이라면서도 “LG생건의 화장품 부분 내 럭셔리 매출 비중(후+숨+오휘)이 71%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화장품 소비 회복 국면에서 럭셔리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업종 내 가장 안정적인 수요 흡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2분기까지 생활용품 부문 매출이 코로나 관련 용품 판매 호조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18% 이상 성장하며 면세 화장품 판매 부진을 일부 상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 확장 필요”

반면 전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마몽드, 라네즈와 같은 중∙저가 브랜드 비중이 60% 이상으로 럭셔리 브랜드의 약진에도 전사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화장품 업체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 확장과 매스티지(비교적 값이 저렴하면서도 감성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고급품을 소비하는 경향) 브랜드들의 비용 경량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 애널리스트는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에뛰드와 같은 고정비 부담이 큰 사업 부문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절실하다”고 했다. 또 설화수에 한정된 럭셔리 라인업을 타개하기 위해서 브랜드 M&A와 같은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즉 중국의 화장품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상대적으로 적은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으로 인해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