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오른 혈압? 이차성 고혈압 의심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6.30 11:00
  • 호수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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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이하, 고혈압 환자 중 30% 차지…정밀검사 받아야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28%가 고혈압 환자이고 남자는 33%, 여자는 23%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고혈압성 질환은 10위를 차지하며 특히 고혈압이 주된 요인 중 하나인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은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한다. 그러나 30~49세의 젊은 고혈압 환자 중에서 인지율과 치료율은 50% 미만으로 낮다.

고혈압 환자의 대다수는 원인을 찾기 어려운 본태성 고혈압이다. 본태성 고혈압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령,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스트레스, 음주, 흡연 그리고 유전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 중 5~10%는 교정 가능한 원인이 있어 그 원인을 제거하면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는 이차성 고혈압이다. 이차성 고혈압은 젊은 연령층에서 더 흔해, 40세 이하 고혈압 환자 중에서는 30%까지도 이차성 고혈압에 해당한다.

이차성 고혈압의 원인은 연령대에 따라 달라진다. 소아·청소년에서는 신장질환, 청년층에서는 갑상선 기능 이상이나 신장질환, 중장년층에서는 고알도스테론증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또는 수면무호흡증, 노년층은 동맥경화성 신동맥폐색과 신부전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차성 고혈압 여부에 대한 자세한 평가가 꼭 필요한 경우를 살펴보자. 안정적으로 혈압이 유지됐는데 갑자기 혈압이 상승했거나 사춘기 전에 고혈압이 발생한 경우, 비만하지 않고 고혈압 가족력이 없는데도 30세 미만에서 고혈압이 나타난 경우 등이다. 또한 수축기 혈압이 18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120mmHg 이상이거나 항고혈압 약물을 복용해도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도 이차성 고혈압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리고 심한 두통이 나타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화끈 달아오르는 느낌과 심하게 땀이 많이 나는 경우나 혈압의 변동폭이 큰 경우에도 이차성 고혈압 검사가 필요하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방치하면 심부전 등 합병증 위험

그렇다면 고혈압을 처음 진단받았을 때 이차성 고혈압 유무를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병·의원을 방문해 진찰과 함께 혈액검사, 소변검사,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고혈압의 원인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짜게 먹거나 음주량이 많다면 싱겁게 먹고 금주를 하면서 혈압의 추이를 관찰해야 한다. 일부 소염제, 호르몬제, 정신과 약물, 감기약, 식욕억제제도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이런 약물 복용 후 혈압이 올랐다면 이들 약물을 끊거나 교체하면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차성 고혈압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완치되거나 약물 복용량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진단하지 못한 채 본태성 고혈압에 준해 치료하면 동맥경화, 신장 기능 이상, 좌심실 비대에 의한 심부전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지고 원인 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이차성 고혈압이 의심되는 경우를 잘 인지하고, 필요하다면 이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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