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임 김봉현 “靑 관계자 준다며 이강세 1억 가져가”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06.30 08:00
  • 호수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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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로비 의혹’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 구속…전직 검찰 고위 관계자와도 친분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라임의 전주(錢主)’로 지목받은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정치권에 연결시켜준 것으로 알려진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6월19일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는 앞으로 정치권 로비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이 대표는 광주MBC 사장 출신으로 10년 넘게 김 회장과 형제처럼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검찰은 본격적으로 라임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현재 언론에 등장한 인물은 민주당 서울 지역 재선 의원 A씨와 지난 총선에서 영남 지역에 출마했다 낙선한 중진 B씨, 경기 지역 재선 의원 C씨다. 이와 함께 검찰이 주목하는 인물은 더 있다. 현직 청와대 고위 관계자 D씨와 전직 검찰 고위 관계자 E씨 등이다.

검찰은 아직까지 D씨, E씨와 관련해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사람을 바라보는 검찰의 시선은 착잡하다. 한쪽은 개혁을 명분 삼아 검찰 공세에 나선 청와대 인사이고, 다른 한쪽은 전직이지만 검찰 고위직 출신 인사다. 검찰로선 마치 양날의 검을 쥐고 있는 모양새인 셈이다.

김 회장은 도피 기간 중 여러 루트를 통해 이 대표로부터 정치권 인사들을 소개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시사저널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가 ‘D씨에게 로비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며 김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라임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8년 8월에도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김 회장 등이 국회에서 D씨와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D씨는 사회 활동을 하면서 광주MBC 보도국장과 사장을 역임한 이 대표와는 꽤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 측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 돈이 실제 전달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광주MBC 기자 시절부터 이 대표는 김 회장으로부터 매달 1000만~2000만원씩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8월19일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8월19일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 금품수수 강력 부인해

일각에서 제기된 로비설에 대해 D씨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D씨는 김 회장과 어떤 사이인지를 묻는 언론의 질문에 “검찰에 가서 물어보라. 나는 할 말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에 대해 잘 아는 한 언론인은 “D씨는 평소 주변 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지역 민원도 별로 챙겨주지 않아 적잖은 불평이 있었는데, 특별하게 친하지 않은 지역언론사 사장 출신의 무리한 청탁을 들어줬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D씨는 내후년에 있을 지자체장 선거에 출마하려 해 더욱더 주변 관리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김 회장 측이 밝힌 전직 검찰 고위 관계자 E씨는 이강세 대표와 대학 동문이다. 검찰 고위직에 오르기 전, 이 대표와의 저녁 자리에서 그를 봤다는 호남 지역 언론인들이 꽤 있는 것으로 보아 친분이 상당히 두터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 측근 인사는 시사저널에 “김 회장으로부터 ‘내 돈으로 이강세 대표가 이 검찰 인사와 함께 필리핀 클락 리조트에 놀러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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