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반려동물 관리법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7.08 17:00
  • 호수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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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질 자주 해주고 실내 활동량 늘려줘야

날씨가 점점 더워진다 싶더니 어느덧 장마가 찾아왔다. 습도가 80% 이상으로 높아지는 장마철은 반려동물의 실외활동이 제한되고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인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고온다습한 장마철에는 반려동물의 피부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이는 사람과의 신체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반려동물은 기본적으로 온몸이 털로 덮여 있어 사람보다 피부에 통풍이 잘 되지 않는다. 특히 귀의 경우 귓바퀴에서 고막으로 이어지는 외이도가 수직한 부분과 수평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바람이 잘 통하지 않고 물이 귓속에 들어가면 빠지기 어렵다. 따라서 피부나 귓속 환경이 습해져 세균이나 곰팡이가 증식하기 쉽다. 가뜩이나 털과 피부가 습해지는 장마철에 피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너무 잦은 목욕은 피하는 게 좋다. 1~2주에 한 번 목욕을 해 주되 목욕 후엔 반드시 털을 완전히 말려줘야 한다. 

빗질을 자주 해 주는 것은 털이 엉키는 것을 막아줄 뿐 아니라 피부에 통풍을 해 주는 효과도 나타낸다. 장모종인 경우 장마철에 털을 어느 정도 짧게 미용해 주는 게 도움이 된다. 장마철 피부 면역이 깨졌을 때 곰팡이성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다. 비듬이나 발적, 가려워서 긁는 행동이나 탈모가 나타난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고 치료해 줘야 한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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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 위해 소포장 사료 구입 

피부 관리만큼이나 먹는 음식에 대한 관리도 주의를 요한다. 지방 성분이 함유돼 있는 반려동물 사료는 덥고 습한 날씨 속 세균 번식으로 부패하기 쉽다. 특히 일정 시간에 정해진 양을 급여하는 제한급식보다 충분한 양을 주고 알아서 먹도록 급여하는 자율급식의 경우 침이 묻은 채 남겨진 사료의 위생관리가 매우 어려워진다. 사료는 반드시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먹다 남은 사료 또한 밀폐된 용기에 보관하되 보관기한은 하루를 넘기지 않는 게 좋다. 평소 대포장 사료를 먹였다면 장마철을 포함한 여름 동안은 소포장 사료를 구입해 먹이는 것이 위생관리에 용이할 수 있다. 마시는 물도 하루에 2번 이상 자주 갈아줘 오염되지 않게 관리해 주자. 사료와 물을 떠주는 그릇은 매일매일 세척하고 잘 말려줘야 한다. 가능하면 식기를 2개 마련해 교체해 주는 것이 편하다.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는 활동이 제한되어 자칫 반려동물의 운동량이 부족해지기 쉽다.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해 주기 위해 비 오는 날에도 무리하게 산책을 나가기보다는 실내활동을 통해 활동량을 늘려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을 추천한다. 노즈워크 장난감에 간식을 숨겨 던져주면 간식을 먹기 위해 장난감을 이리저리 흔들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활동량도 늘어나고 스트레스도 줄여줄 수 있다. 물론 장마철이라도 내내 비가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가 잠깐 멈추면 틈틈이 밖에 나가 산책을 하고 냄새를 맡도록 해 주는 게 좋다. 하지만 바닥이 젖어 있어 발바닥이나 털이 쉽게 오염되기 때문에 산책 후에는 반드시 오염된 곳을 깨끗이 씻어주고 잘 말려줘야 한다. 피부가 지나치게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말린 후 보습제품을 발라주는 것도 추천한다. 

장마철에는 습도를 낮추기 위해 제습기나 에어컨을 트는 가정이 많다. 순간적으로 떨어진 실내온도와 에어컨 바람 때문에 체온을 빼앗겨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 적정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아울러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가끔씩 환기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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