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증 하나로 시작해 ‘K 브랜드’ 날개 단 국산 도어록
  • 세종취재본부 김상현 기자 (sisa411@sisajournal.com)
  • 승인 2020.07.0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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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혁신리더] 송성면 푸시풀시스템 대표 “코로나19 위기, 항균 도어록으로 정면 돌파”
특허 하나로 시작해 50개가 넘는 특허 확보
국내 외 발명대회서 다수 수상 경력 바탕으로 해외 진출 꾀해

한여름 따가운 볕을 뚫고 온 기자를 위해 내어 준 시원한 냉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사무실을 돌아봤다. 가장 먼저 벽면 두 개를 가득 채운 특허증과 인증서, 상장 등이 먼저 눈에 띈다. 한쪽에 걸려 있는 전시회 참관 목걸이 양도 어마어마하다.

푸시풀시스템은 2013년 창업한 도어록 전문 기업으로 지난 4월 중소기업 우수제품 공동브랜드 ‘브랜드 K’에 선정돼 한국을 대표하는 회사가 됐다. 송성면 대표는 푸시풀시스템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어록 회사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야망을 공공연히 밝혔다. 직원 15명 정도의 이 작은 업체가 어떻게 그런 야망을 품게 됐고,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에 선정됐을까?

세계 곳곳을 다니며 참가한 전시회 등의 명찰을 손에 쥔 송성면 대표. ©시사저널 세종취재본부 손경대
수많은 인증서와 상패 앞에서 세계 곳곳을 다니며 참가한 전시회 등의 명찰을 양손에 쥔 송성면 대표. ©시사저널 세종취재본부 손경대

50개가 넘는 특허로 기업 가치 상승…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아이디어까지

송 대표는 2013년 달랑 특허증 하나만 들고 세종시로 내려왔다.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보루였다. 특허는 항상 그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이 녀석 때문에 대기업과 소송도 겪어봤고, 아끼던 직원에게 배신의 쓴맛도 봤다. 그러면서 특허의 중요성을 뼛속 깊이 새긴다.

실제로 푸시풀시스템의 성장 바탕에는 손에 쥐고 내려온 ‘문 흔들림 방지 특허 기술’ 특허증 한 장이 가장 큰 자산이 됐다. 기존 도어록들은 원활한 개폐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남겨둔 2mm 때문에 문이 흔들리고 소음이 발생했다. 이것을 독자 기술로 해결하고 낸 ‘특허증’이다.

송 대표는 한국과학기술대학(KAIST)의 지식재산전략 최고위 과정에 등록해 특허전략에 대해 깊게 공부했다. 현실적인 특허 등록 문제는 변리사와 지식재산센터의 도움을 받았고, 공격적으로 특허를 내고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푸시풀시스템은 50개가 넘는 특허를 가진 기업이 됐다. 해외 특허도 많은 수를 출원 중이다. 송 대표는 “앞으로 기업에는 부동산보다 지식재산권이 훨씬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시풀시스템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개발과 특허 출원을 이어간다. ©시사저널 세종취재본부 손경대
푸시풀시스템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개발과 특허 출원을 이어간다. ©시사저널 세종취재본부 손경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시장 상황을 돌파할 기회를 찾다가 획기적인 특허를 하나 더 만들었다. 자체 개발한 은나노 항균제를 손잡이와 패드에 발라서 사람의 손을 통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전파하는 것을 막아주는 항균 도어록은 그렇게 탄생했다.

“기업에는 코로나19만 위협이 아닙니다. 언제나 어려움은 곳곳에서 노리고 있습니다. 닥쳐온 고비를 타고 넘을 방법을 찾는 것이 오너의 힘입니다. 시기와 때를 맞춰 아이디어를 고민하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도어록 회사니까 마스크와 세정제 같은 기능을 적용할 방법을 찾아보다가 항균 도어록을 개발했습니다.”

이 제품은 실제 FITI시험연구원에 의뢰한 항균제 성능 시험에서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폐렴균 등을 99.9% 박멸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5가지 고유한 장점…최고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송 대표가 세계 최고의 도어록 기업을 꿈꾸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도어록은 세계 어느 기업 제품이나 방식이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 푸시풀시스템만이 가지고 있는 5가지 장점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송 대표가 꼽은 5가지 장점 중 첫째는 바로 ‘문 흔들림 방지 특허 기술’이다. 이미 51개국에서 특허를 출원했다. 두 번째로 세계 최초 항균기능 도어록 기술도 장점 중 하나다. 세 번째는 브랜드 K이다. 이제 푸시풀시스템의 제품은 국가가 보증하는 도어록이 됐다. 네 번째는 도어록 기술로 세계 발명 대회에서 수상한 것이다. 이 또한 세계에서 유일하다. 마지막으로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다.

푸시풀시스템의 대표 상품인 스마트도어록 '바바'. ©시사저널 세종취재본부 손경대
푸시풀시스템의 대표 상품인 스마트도어록 '바바'. ©시사저널 세종취재본부 손경대

실제로 푸시풀시스템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발명대회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말레이시아에서 금상 및 4관왕, 미국에서 금상 및 3관왕, 러시아에서 금상 및 5관왕, 스위스에서 금상 및 특별상 등 나가는 대회마다 어김없이 상패를 들고 돌아왔다.

이러한 세계적인 기술 인정을 등에 업고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 대표는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로 목표를 잡는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와 달리 해외는 도어록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송 대표는 “우리나라는 이미 80% 이상 보급돼 있지만, 해외는 1% 미만이 도어록을 설치하고 있는 수준이다”라며 “이제 시작이다. 해외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라고 기대했다.

브랜드 K에 선정된 후 낭보도 계속 들리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7월 7일 뉴코아강남점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전국 뉴코아 주요 매장을 통해 푸시풀시스템의 제품을 판매한다. 또 다른 대기업에서도 임원이 직접 대전 연구소에 찾아와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기자에게 내어 준 커피가 직접 24시간을 우려낸 콜드브루 커피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K로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 된 푸시풀시스템이 24시간을 기다린 커피처럼 가진 특허와 능력을 모두 우려낸 진한 성공을 거두는 기업이 되길 기대해 본다.

송 대표는 "푸시풀시스템의 기술력과 작은 조직이 가격 경쟁력을 가져다 주는 큰 강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사저널 세종취재본부 손경대
송 대표는 "푸시풀시스템의 기술력과 작은 조직이 가격 경쟁력을 가져다 주는 큰 강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사저널 세종취재본부 손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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