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시교육청 “중대한 학교폭력 사안 직접 보고받겠다”
  • 인천취재본부 주재홍‧이정용 기자 (jujae84@sisajournal.com)
  • 승인 2020.07.0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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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학교‧교육지원청 보고 미흡
보고 체계 일원화…가해학생 교육이수 시간 10배 늘려 ‧

앞으로 인천시내 일선 학교들은 중대한 학교폭력 사건을 인천시교육청에 직접 보고해야 한다. 중대한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의 교육이수 프로그램 시간도 10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는 ‘송도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서 드러난 일선 학교 등의 보고 누락과 학교폭력 재발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인천시교육청의 후속 조치다.(시사저널 3월31일자 [단독] 도성훈 인천교육감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몰랐다" 기사 참조)

인천시교육청. ⓒ이정용 기자
인천시교육청. ⓒ이정용 기자

학교폭력 보고체계 일원화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일선 초‧중학교는 성폭력과 집단폭력 등 중대한 학교폭력 사안을 관할 교육지원청과 시교육청에 동시에 보고해야 한다. 

그동안 일선 학교에서 발생한 중대한 학교폭력 사건을 학교가 교육지원청에 보고하고, 교육지원청은 다시 시교육청에 유선이나 서면으로 보고했던 것을 일원화하는 것이다.

또 중대한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이 반드시 받아야 하는 교육 프로그램 시간을 기존 20시간에서 최대 200시간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담당하는 교사도 지정한다.

시교육청은 장기적으로 가해학생들이 이수해야할 교육 프로그램을 위탁할 기관과 여기에 필요한 예산 등 재정지원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송도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하위 교육기관과 시설의 보고체계 누수를 방지하고, 가해학생들을 교화할 수 있는 장기적인 교육이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며 “이달 중으로 개선된 내용들을 관계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송도 여중생 집단 성폭력 사건, 명확하게 보고 안 해”

시사저널이 입수한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인천시 연수구 A중학교는 여중생 집단 성폭력 사건을 동부교육지원청에 제대로 보고 하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A중학교가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심의 결과를 동부지원교육청에 명확하게 유선으로 알리지 않은 데다, 보고문서에 사건의 개요에 대해서도 기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동부교육지원청은 A중학교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는데도, 이에 대한 확인이 미흡해 최종적으로 시교육청에 보고 하지 않았다.

동부교육지원청이 시교육청에 송도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보고하지 않으면서, 피해자 측은 시교육청으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인천시교육청은 동부교육지원청 관계자에 대한 징계에 착수했다.

앞서 피해자 측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고, 시교육청에 “A중학교가 성폭행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제출했다.

한편, A중학교 남학생 2명은 지난해 12월23일 새벽쯤 연수구의 한 아파트 28층 계단에서 또래 여중생 1명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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