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지진 가능성에 숨죽인 일본
  •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07.18 10:00
  • 호수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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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카이 해구 지역과 도쿄에서 규모 7 이상 지진 징후 관측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규모 9.0으로 1900년 이후 발생한 전 세계 지진 가운데 4번째로 큰 지진이었다. 2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진앙지에 인접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이어졌다.

동일본 대지진은 869년 이후 1142년 만에 이 지역에서 다시 발생한 지진으로 평가됐다. 재래주기가 긴 지진은 비단 이곳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관찰된다. 2008년 규모 7.9 중국 쓰촨성 지진은 약 3000년 만에 해당 지역에서 다시 발생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이렇듯 대형 지진은 다시 발생하기까지 긴 재래주기를 가지고 일어나며 수천 년이 넘는 재래주기를 보이기도 한다.

또 다른 초대형 지진 발생 공포에 일본 열도가 숨죽이고 있다. 초대형 지진이 예상되는 곳은 도쿄 앞바다에서 규슈 앞바다 지역까지 넓게 발달한 난카이 해구 지역이다. 이 지역은 일본 열도와 필리핀해판이 충돌하는 곳으로 크게 도카이, 도난카이, 난카이 지역으로 구분된다.

난카이 해구 지역에서는 1605년 이후 규모 8 내외의 대형 지진이 100~150년에 한 차례씩 발생하고 있다. 특히 도쿄 앞바다 도카이 지역은 1361년 이후로 지진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인접 지역을 포함하더라도 1854년 규모 8.4 안세이 지진이 마지막이다. 이미 165년이 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여러 지역의 단층이 연쇄적으로 부서지며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난카이 해구 지역 전체가 연쇄적으로 어긋나며 지진이 발생할 경우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규모를 능가하는 최대 규모 9.1까지 예상하고 있다. 충돌대의 면적과 응력 누적량을 종합해 볼 때 가능성이 크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미야기현에 부서진 집과 배 잔해가 쌓여 있다. ⓒEPA 연합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미야기현에 부서진 집과 배 잔해가 쌓여 있다. ⓒEPA 연합

도쿄 바로 아래에서 큰 지진 날 가능성도 확인

난카이 해구 지역의 지진 임박 증후는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지진이 임박한 경우 지진 발생 빈도가 크게 떨어지고 응력 증가 현상이 관측된다. 실제 도쿄 앞바다를 포함하는 도카이 지역의 최근 수십 년간 지진 발생 빈도가 크게 줄어들며 응력 누적이 가속화하고 있다. 사람이 느끼기 어려운 저주파 지진의 증가가 관측되고 있다. 저주파 지진은 단층면의 미끄러짐을 용이하게 하며 초대형 지진 발생과 깊은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본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난카이 해구뿐 아니라 도쿄 바로 아래에서 규모 6.9~7.5의 큰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대도시 아래에서 발생하는 직하 지진은 지진이 고스란히 지표에 도달하므로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도쿄 지역의 경우 규모 7 지진이 향후 30년 내 발생할 확률이 70%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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