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최악의 상황에서 ‘선방’하는 주호영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0.08.18 16:00
  • 호수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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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정치인] 2위 김종인, 3위 홍준표…巨與 꺾을 인물 아직 안 보여

‘2020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국내 언론 사상 단일 주제 최장기 기획인 시사저널의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전문가 설문조사는 1989년 창간 이후 31년째 계속되고 있다. 올해도 국내 오피니언 리더들인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인·문화예술인·종교인 각각 100명씩 총 100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국내 최고 권위의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과 함께 했다.

‘전체 영향력’을 비롯해 정치·경제·언론·문화예술 등 13개 부문에 걸쳐 각 분야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총망라됐다. 6월22일부터 7월15일까지 리스트를 이용한 전화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는 남성 72.2%, 여성 27.8% 비율이며, 연령별로는 30대 23.6%, 40대 33.3%, 50대 32.9%, 60세 이상 10.3%다. 각 문항별 최대 3명까지 중복응답을 허용했다.

4·15 총선 참패 직후 제1 야당의 원내사령탑을 맡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앞엔 난제가 산적했다. 거대 여당과의 협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등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았다. 지난 5월 원내대표 취임 일성으로 그는 “바닥까지 와 있는 당의 재건”을 약속했다. 그 무렵 통합당 지지율은 연일 창당 이래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었다.

그 후 약 100일, 상임위원장을 전부 빼앗기고 민주당의 입법도 저지하지 못했다는 가시적인 성적에 비해, 주 원내대표에 대한 당 안팎의 평가는 비교적 호의적이다. 거대 여당의 독주에 맞서 원내에서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지층에선 그의 전투력 부족을 지적하지만, 최근 들어선 대정부·대여 공세도 점차 강화하는 모양새다. 이전 나경원 원내대표 체제 때와 비교해, 자책골로 고전을 자초하는 일 역시 줄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돼 주 원내대표는 올해 시사저널이 실시한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야권 정치인 영향력 부문에서도 40.1%로 1위 자리에 올랐다. 당 대표 격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39.7%)보다도 높았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계란으로 바위를 깨진 못해도 바위를 더럽힐 순 있다는 말이 있지 않나. 아직까진 주 원내대표가 대정부·대여 공세를 무난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회사진취재단·시사저널 임준선
ⓒ국회사진취재단·시사저널 임준선

‘인물난 해결’은 여전한 과제

실제 통합당 지지율 역시 주 원내대표 체제 100일간 상승곡선을 그렸다. 통합당은 총선 직후와 비교해 중도층을 대거 끌어왔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를 두고 당의 전망을 장밋빛으로 그리는 이들은 많지 않다. 우선 정부·여당의 실책에 따른 반사효과 영향이 적지 않으며, 대안 정당으로서 면모가 보이지 않는다는 한계 역시 충분히 돌파해 내지 못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 역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점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야권 내 고질적인 ‘인물난’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만 봐도 주호영-김종인 두 지도부를 제외하면 홍준표 무소속 의원(3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위), 심상정 정의당 대표(5위) 등 지난 대선주자들이 여전히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여권에도 이른바 ‘큰 인물’이 다소 줄었다곤 하지만, 야권에선 더욱 인물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해 야권 정치인 영향력 조사에서 51.3%의 높은 지목률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던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는 이번 순위에서 5.0%를 얻어 6위에 그쳤다. 황 전 대표에 이어 2위였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올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지난해 7위),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지난해 7위) 등 과거의 인물들을 대신해 원희룡 제주지사(8위), 오세훈 전 서울시장(9위) 등 ‘잠룡’들이 새로 순위권에 들었지만, 이들의 진영 내 영향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회사진취재단·시사저널 임준선
ⓒ국회사진취재단·시사저널 임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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