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크리에이터] 교육 유튜버 ‘사물궁이 잡학지식'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2 12:00
  • 호수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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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튜브를 ‘천재상자’로 만든 궁금증 해결사

2015년에 ‘스피드웨건’이란 네티즌이 있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이 네티즌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설명해 이름을 알렸다. 그 덕분에 당시 네티즌들은 의문점이 생길 때마다 ‘도와줘요 스피드웨건’이란 댓글을 관용구처럼 달곤 했다.

스피드웨건은 지난해 1월 유튜브로 무대를 옮겨 채널을 열었다. 그 이름은 ‘사물궁이 잡학지식’(이하 사물궁이). 사물궁이는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의 준말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채널의 구독자는 개설 1년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사물궁이 잡학지식 제공
ⓒ사물궁이 잡학지식 제공

사물궁이는 모든 콘텐츠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 덕분에 ‘물수제비의 원리는 뭘까’ 등 과학적 배경지식이 필요한 궁금증도 쉽게 설명해 준다는 평가가 많다. 귀여운 그림체에 대한 호평은 별개다. 이젠 대기업과 정부 부처도 사물궁이에게 콘텐츠 제작을 의뢰하고 있다. 꽤 이름이 알려졌지만 사물궁이 자신은 신분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다. 그를 10월7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사물궁이는 “영상 제작에 필요한 근거자료를 조사하는 방식이 특별하진 않다”면서 “논문과 전문가 자문 등이 객관적인 자료라고 판단해 이를 주로 인용한다”고 설명했다. 간혹 언론 취재에 버금가는 자료 수집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선 때 ‘지지율 낮은 후보들은 왜 출마하는 걸까’란 궁금증을 해결할 땐 군소정당 후보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사물궁이는 “양해를 구하면 대부분 흔쾌히 도움을 주시는 편”이라며 “채널 규모가 커지면서 도움을 받는 게 수월해졌다”고 했다. 

단 세상에는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도 있다. ‘시선을 느낄 수 있을까’ ‘물고기도 고통을 느낄까’ 등이 그 예다. 사물궁이는 “대부분의 주제에 명확한 답은 없다”고 털어놓았다. 대신 “답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지 보여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 말대로 사물궁이는 논쟁 여지가 있는 주제를 다룰 땐 서로 다른 해석을 3분 안팎의 영상에 골고루 담아 보여준다.

 

논쟁거리 다룰 땐 ‘답 찾는 과정’ 보여줘

사물궁이의 이메일 아이디는 과거의 활동명과 같은 ‘스피드웨건(facebookspeedwg)’이다. 명성답게 그의 답변은 무척 빨랐다. 주말 밤에 질문을 보냈는데 3시간 만에 답장을 보내왔다. A4 용지 두 장을 꽉 채운 답변서와 함께였다. 또 사물궁이는 매주 평균 2건의 영상을 올린다. 자료 조사와 제작 시간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르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그럼에도 유튜브 데이터 분석업체 녹스인플언서의 영상 품질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물궁이는 “삶이 너무 불안해 마지막 도전으로 생각하고 시작한 게 유튜브”라며 “지금 쉬면 무너질 것 같다는 불안감에 일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난 것이 없기에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단 정부는 그 노력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 사물궁이 채널을 교육 사이트로 소개했다. 교육부도 지난해 말 사물궁이와의 협업 콘텐츠를 공개했다. 

ⓒ일러스트 신춘성
ⓒ일러스트 신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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