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으로 스타트up(2)_모두싸인] “전자계약 시장 3조원대 성장 확신”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8 14:00
  • 호수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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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시 공부하다 창업해 일낸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는 70여 분간의 인터뷰 중 ‘생각’이란 말을 37번이나 썼다. 실제로 이 대표는 생각이 많다. 모두싸인으로 대표되는 국내 전자계약 시장을 어떻게 이끌지, 젊은 대표로서 조직문화를 어떻게 꾸려갈지, 또 스스로의 행복은 어떻게 추구할 수 있을지에 늘 골몰한다. 

이렇게 고민이 많아서였을까. 이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 사춘기를 심하게 앓았다. 방황하느라 수학 공부를 제대로 해 놓지 못해 적성인 이과 대신 문과를 택했다. 대학교 전공(법학과)도 우물쭈물하다가 그냥 부모님 뜻에 맞췄고, 체질에 안 맞는 고시 공부에 4년을 써버렸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헛된 시간은 결코 없었다. 남들과 다른 생각에 열중하던 이 대표는 이후 창업으로 방향을 틀며 ‘티핑 포인트’를 맞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 최준필

어떻게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됐나. 

“대학 때 4년 동안 행정고시 공부를 하다가 ‘내 길이 아니다’ 싶어 그만뒀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다가 자연스레 내가 진짜 뭘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 컴퓨터를 다루거나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데 소질과 흥미가 있다고 판단해 일단 학교에서 ‘앱티브’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동료들과 애플리케이션을 이것저것 개발했다. 그게 2013년이다. 해 보니 잘 맞더라.” 

드디어 적성을 찾은 것인가. 

“그렇다. 아이템·서비스 기획에 자신이 있었다. 공부할 때 쓰는 타이머나 스트레칭 안내 등 일상생활의 편의를 돕는 앱을 만들어 이른바 ‘대박’을 냈다. 그러다 변호사 검색 서비스 ‘인투로’로 영역을 넓혔다. 역시 ‘변호사-의뢰인 미스매치’란 생활 속 불편함을 해소하려 한다는 점에서 기존 앱 개발 활동의 연장선에 있었다. 변호사 검색과 관련해선 다른 서비스도 많이 나왔는데, 실패하거나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몇 년만 투자하면 좋은 서비스로 성장시킬 수 있을 듯했다. 앱 제작 외에 영업, 마케팅, 홍보 등을 원활히 하기 위해 2015년 법인 설립에 이르렀다.” 

인투로 서비스도 계속하고 있나. 

“현행법상 알선수수료를 받을 수 없고 변호사들을 상대로 한 광고시장의 한계도 명확해 중도에 접었다. 하지만 인투로를 운영하다가 많은 법적 분쟁이 계약서로 인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됐다. 그렇게 계약서 템플릿(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틀)인 ‘오키도키’ 서비스가 출시됐다. 그런데 오키도키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고객들이 계약서를 쉽게 작성하는 것보다 대면하지 않고, 또 종이 없이 계약을 맺길 더 원한다는 것이었다. 2016년 모두싸인이 탄생하게 된 계기다. 모두싸인이 오키도키를 대체했고, 이어 자리를 잡으면서 인투로 서비스도 그만둘 수 있게 해 줬다.” 

시장 반응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채팅, 이메일 등을 통해 수시로 고객의 피드백을 수집한다. 고객들에게 직접 연락해 사용하기 불편한 점은 없는지,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묻기도 한다.” 

매출 전망은 어떤가. 

“국내 기준 전자계약 서비스만으로 최소 1조5000억원에서 3조원 규모 시장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전자계약 플랫폼 도큐사인의 경우 2018년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벌써 매출이 1조원 이상 나오고 있다. 이 회사가 가늠하는 향후 시장 규모는 60조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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