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 허리근육 손상 최소화”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0.11.10 17: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성모병원 이재원교수, “장점 많고, 단점 적은 수술법”
올해 7월부터 급여기준 적용…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덜어

인체의 척추는 33개의 척추뼈로 구성된다. 이들 척추뼈는 경추와 흉추, 요추, 천추, 미추로 나뉜다. 위로는 머리를 받치고, 아래로는 골반과 연결돼 있어 신체의 기둥 역할을 한다. 또 척추는 신전근과 굴곡근, 인대들이 연결돼 있다. 척추의 가운데로 뇌신경인 척수가 지난다. 척추뼈 사이에 껴 있는 추간판은 관절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척추뼈와 연결된 다양한 근육과 신경들은 다양한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 인체의 노화에 따른 질환이거나 오랫동안 부적절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질환 치료법도 발 빠르게 발전했다. 과거에는 질환이 나타난 부위를 절개해서 수술하는 치료법이 대세였지만, 요즘에는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법이 의료진과 환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법은 수술과정에서 발생하는 허리 근육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수술을 위해 절개하지 않고 현미경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구멍만 내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6월30일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에 급여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이재원 교수에게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법의 장점과 안전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이재원 교수가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법을 소개한다면.

“요즘 각광받고 있는 수술 방법이다. 새로운 방법은 아니다. 과거에는 수술기구가 좋지 않아서 꺼렸는데, 내시경 렌즈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상용화 됐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예전에는 절개해서 수술하던 것을 구멍만 뚫어서 수술하는 방법이다. 환자의 질환에 따라 양방향이나 단방향으로 수술한다. 수술을 위해 구멍을 두 개 뚫는 것이 양방향이고, 구멍을 한 개만 뚫는 게 단방향이다. 단방향 내시경 수술법을 보완한 게 양방향 내시경 수술법이다. 어린이 측만증이나 성인 척추변형 등 특별한 질환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

단점이나 부작용은 없나.

“일부 의사들에겐 생소하다는 게 단점이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법은 거의 모든 척추질환을 치료할 수 있지만, 모든 의사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배우고 성장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수술을 하다가 협착이 심한 환자는 신경을 감싸고 있는 막이 찢어지는 경우가 있다. 내시경은 꿰맬 수 없다. 다시 절개해서 꿰매야 한다. 이 때문에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법을 잘 활용하려면, 숙련기간이 필요하다. 돋보기나 현미경은 확대해서 보는 것이지만, 내시경은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법을 숙련된 의사가 잘 활용하면, 경막 손상이 생기는 경우가 적다.”  

인천성모병원은 최근에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을 적용했는데.

“생각하는 것 보다 시작하는 게 어려웠던 것 같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법은 대학병원보다 주로 개원병원에서 발전해 왔다. 대학병원의 교수님들은 이미 명의이기 때문에 새로운 수술법을 배울 이유가 없다. 전통적인 수술법으로도 안전하게 환자들을 치료한다. 하지만, 대학병원에 젊은 의사들이 늘어나면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근육이나 피부 손상을 최소화시키면서 우수한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 수술법을 선호한다. 특히 대학병원은 수술과정이나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잘 갖춰놓고 있다.”

척추수술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편인데.

“척추수술을 하는 의사로서 환자들과 부딪히는 부분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예전에 일부 개원병원에서 불필요한 수술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의학이 계속 발전했지만, 그 때는 수술하는 게 맞는 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수술을 잘 해도 환자가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고령의 환자들이 다시 청년시절의 허리를 가질 수는 없다. 두 번째는 척추수술 후에 생기는 통증과 합병증이다. 통증은 척추수술 과정에서 생기는 근육 손상 때문이다. 합병증은 절개를 통한 수술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염에 의한 것이 많다. 양방향 내시경 척추수술은 절개를 하지 않고 두 개의 작은 구멍을 뚫어 수술하기 때문에 근육 손상과 감염의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척추를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을 소개한다면.

“속상한 얘기지만, 건강은 대부분 타고나는 것 같다. 그동안 공부도 많이 하고, 환자도 많이 진료해 본 경험이다. 일례로 양치를 열심히 하는데도 이가 썩는 사람도 있고 건강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척추 건강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방법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또 등 근육을 키우는 것도 좋다. 등 근육은 척추뼈에 걸리는 하중을 나눠 받기 때문에 척추 건강에서 가장 의미가 있는 근육이다. 척추뼈에 붙어 있는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면 허리 문제가 덜 생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