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혼밥족’을 위한 식사 팁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1.24 15:00
  • 호수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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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생선·달걀·두부·콩·유제품 중 1가지를 메뉴에 포함해야

최근 여론조사업체 닐슨코리아의 조사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한국인의 식품 소비 패턴을 바꿨다. 포장식품보다 간편식 범주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가정에서 직접 조리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신선식품(8.2%), 시즈닝(양념·6.8%), 한국 장(5.4%)의 소비가 늘어났고 주류 소비도 4.6%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식사 모임은 급감하면서 혼자 밥을 먹는 ‘혼밥’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1인 가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혼밥족이 증가 추세였는데 코로나19 유행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혼밥은 영양 불균형, 나트륨 과잉 섭취, 고열량, 고지방 식사를 하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탁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혼자 밥을 먹더라도 건강한 식사를 함으로써 ‘혼밥’의 장점을 취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이번 닐슨코리아의 조사분석에서 다행스러운 점은 가정에서 직접 조리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신선식품 소비가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4910명을 대상으로 혼밥과 건강의 상관성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세끼 식사를 모두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과 함께 하는 비율은 전체의 32.4%에 불과했다. 하루 한 끼 ‘혼밥’률은 34.8%, 두 끼 ‘혼밥’률은 20.3%, 세 끼 ‘혼밥’률은 12.4%나 되었다. 1인 가구일수록 혼밥족 가능성이 높았고, 교육·소득 수준이 높고 취업 상태이면 혼밥족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영양 불균형을 고려한 식사 필요

또 혼밥 횟수가 늘어날수록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밥은 고혈압과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도 높여 하루 두 끼를 혼자 식사하는 사람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지인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의 1.3배나 되었다. 혼자 밥을 먹으면 라면, 빵, 즉석식품, 패스트푸드와 같이 간편하게 때울 수 있는 음식을 선호해 나트륨 섭취량은 늘어나고 영양 불균형과 비만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이러한 식문화의 변화 추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무조건 혼밥을 피하기보다는 건강하게 혼밥을 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루 세끼를 제때 챙겨 먹고 가공식품보다 원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스턴트 음식보다 밥을 챙겨 먹으며 고기, 생선, 달걀, 두부, 콩, 유제품 중 1가지를 식사 메뉴에 꼭 포함하는 것이 좋다. 최근 일부 업체에서 제공하는 반조리 건강식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주 먹는 즉석 조리식품에 생과일, 우유, 달걀, 견과류 등 신선식품을 곁들여 영양 불균형을 예방하고, 되도록 천천히 식사해 폭식과 과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연과 절주 역시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술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와 함께 라면, 햄버거, 샌드위치 등 ‘혼밥’ 주요 메뉴에 영양소와 성분명 표시제가 확대돼야 하고 방송사들의 경쟁적인 ‘먹방’도 자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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