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치료해야 치매 예방할 수 있다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12.0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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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전극도자 절제술 후 치매 위험 줄었다” 발표 

심장과 치매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지만, 매우 관련이 깊다. 심방세동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정보영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심방세동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은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높았다.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고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는 병이 심방세동이다.

따라서 치매 예방을 위해 심방세동을 적절히 치료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치매 고위험군에 속하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응고요법 외에는 치매 예방에 도움 되는 치료가 없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치매 예방을 위한 심방세동 치료법으로 ‘전극도자 절제술’을 제안했다. 전극도자 절제술은 심장에서 부정맥이 발생하는 위치를 찾아 고주파 에너지로 해당 부위를 비활성화하거나 차단하는 방법이다. 즉 불규칙한 맥박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치료다. 

김대훈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연구교수, 양칠성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교수, 정보영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환자에 대한 전극도자 절제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돼 ‘환자가 심방세동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치매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은 성인 83만4735명 중 최종적으로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 받은 9119명과 약물치료를 받은 1만7978명의 치매 위험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약물치료 군의 치매 발생률은 9.1%인데 반해 전극도자 절제술 군에서의 치매 발생률은 6.1%로 나타났다. 전극도자 절제술은 약물치료보다 약 27%의 치매 위험도 감소 효과를 보인 것이다. 또 치매 발생률을 1000인년(person-years, 100명을 10년간 관찰했다는 개념)으로 환산해 비교했을 때도 전극도자 절제술 군은 5.6명, 약물치료 군은 8.1명으로 나타났다. 

치매 유형 중 절반이 넘는 알츠하이머병 발병률도 1000인년으로 환산한 결과 전극도자 절제술 군은 4.1명, 약물치료 군은 5명으로 약 23% 낮았다.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많은 혈관성 치매에서는 전극도자 절제술 군은 1.2명, 약물치료 군은 2.2명으로 약 50% 낮았다. 정보영 교수 “전극도자 절제술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실제 임상 및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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