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성 유튜버 방송경쟁에…아수라장된 조두순 ‘집 앞’
  • 서지민 객원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2.1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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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방송BJ 150여 명 전날부터 조두순 집 앞 골목 드나들어
BJ 욕설·고함에 주민불편신고 70건 접수…공무집행방해 혐의도
12월13일 경기 안산시 조두순 집 근처에서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월13일 경기 안산시 조두순 집 근처에서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출소한 조두순의 집 앞이 극성 유튜버들로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출소 순간부터 거주지까지 따라와 조두순을 촬영하며 자극적인 ‘방송경쟁’이 이어졌다. 조두순이 하나의 콘텐츠가 된 셈이다. 

13일 오전 조두순의 거주지 인근의 주민은 “유튜버들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잤다”며 “카메라를 든 외지인들이 밤새도록 욕설과 고성을 질러대고, 담배를 피워대는 통에 잠을 설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조두순이 온 것도 심란해 죽겠는데, 구경꾼들까지 찾아와 어떻게 살라는 거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전 조두순 거주지 근처에는 유튜버를 비롯한 개인방송 BJ 10여 명이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조두순의 집 근처에서 “아침밥이 넘어가느냐” 등의 소리를 지르며 방송을 하고 있었다.

조두순의 주거지가 있는 좁은 골목에는 전날부터 150명이 넘는 유튜버가 드나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두순이 거주지로 들어가는 순간에는 30명이 넘는 유튜버가 골목길을 빼곡히 채우고 일제히 방송을 진행했다. 한 유튜버는 “구독 많이 눌러주시면 조두순 집에 쳐들어가 끌고 나오겠다”라며 자극적인 방송경쟁을 이어졌다. 한 유튜버는 조두순 집 주소로 배달 음식을 주문시키거나 집 뒤편에서 건물로 들어가는 가스 밸브를 잠그는 등의 행동도 했다.

거주지 침입을 시도하거나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이들이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전날 오후 수원에서 유튜브 방송을 보다가 안산의 조두순 집까지 찾은 B(17)군은 조수둔 집 뒤편의 가스 배관을 타고 벽을 오르다 경찰에 적발돼 현행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B군의 연행을 방해한 50대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조두순을 호송한 차를 발로 차고, 앞 유리를 파손하고, 차량 지붕 위에 올라간 유튜버 3명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개인방송 BJ들의 행각에 밤새 주민신고가 이어졌다. 실제 조두순이 출소한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유튜버와 관련해 경찰에 들어온 주민불편신고는 70건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밤새 주민 신고가 이어지고, 사람들이 몰리면 방역수칙 준수도 어려워져 외부인들의 주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방송 BJ들을 주택가 밖으로 내보낸 뒤 골목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조두순이 12월12일 본인의 거주지로 들어가고 있다. 조두순 집 앞에는 일반 시민들과 조두순을 촬영하기 위한 개인방송 BJ들이 진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조두순이 12월12일 본인의 거주지로 들어가고 있다. 조두순 집 앞에는 일반 시민들과 조두순을 촬영하기 위한 개인방송 BJ들이 진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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