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인물-의·과학·IT 분야] ‘코로나와의 전쟁’ 맨 앞에 선 의료진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12.29 08:00
  • 호수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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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맞선 6000여 명의 의료인력 지금 이 순간도 현장서 고군분투 

2020년 올해의 인물 의·과학·IT 부문에 ‘코로나19에 맞선 의료진’이 선정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동원된 의료진 인원은 총 6053명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2월20일 기준 의사 2420명, 간호인력 2807명, 그 외 의료인력 826명을 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으로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유행 초기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로 달려갔다. 류호걸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대한중환자의학회 이사)도 3월23일부터 4월3일까지 대구동산병원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돌봤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9000명에서 1만 명으로 불어난 시기였다. 류 교수는 “대구동산병원 입구만 봐도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일반인은 아예 출입할 수 없고 경찰까지 배치돼 있어 마치 작은 전쟁터 같았다”고 표현했다.

ⓒ시사저널 박정훈

“휴일과 휴식을 여유롭게 갖지 못해”

의료진이 감염되는 사고까지 발생해 의료진은 감염 예방을 위해 방호복을 평상복처럼 입고 지냈다. 우주복처럼 생긴 방호복은 입고 있는 자체로 힘들다. 장갑도 3중으로 낀다. 땀이 비 오듯 하고 체력 소모가 심하다. 4개 팀을 꾸려 교대로 근무했는데, 하루 8시간 근무 중 업무 인수인계 등의 시간을 제외한 5~6시간은 꼼짝없이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돌봤다. 

이런 의료진의 노력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특히 집단감염이 잦은 수도권 병원의 의료진은 시쳇말로 죽을 맛이다. 이은준 수간호사는 서울대병원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DICU)에서 근무한다. 이곳 환자들은 집중치료가 필요해 인공호흡기를 달거나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도 병행한다. 이런 치료를 한순간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3교대로 환자를 돌본다.

최근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의료인력이 부족해졌다. 이 수간호사는 “현재 서울대병원에는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의사 30명, 간호사 130명, 기타 50명이 투입됐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중증 환자를 봐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숙련도도 많이 요구된다. 치료 장비와 물품도 급하게 준비해 여러모로 어렵다”고 말했다.

방역 수준을 올려야 코로나19 환자가 감소하고 병상을 여유 있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방역 수준을 좀처럼 올리지 않아 병상 부족 문제가 시급해졌다. 의료체계 붕괴까지 염려되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의료진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이 수간호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얼마나 환자가 늘어날지 알 수 없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의료진에게는 피로하고 불안하다. 휴일과 휴식을 여유롭게 갖지 못하는 상황도 힘든 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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