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산업도시 울산” 젊은 층이 떠난다
  • 박치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1.01.0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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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순유출 전국에서 가장 높아
산업 현장 주축 20대~40대 취업 감소

젊은 산업역군들이 울산을 떠나고 있다. 울산의 전반적인 경제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산업도시 울산의 3대 주력업종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적색경보다. 

울산석유화학공단 전경ⓒ울산시
울산석유화학공단 전경ⓒ울산시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20~39세 울산 인구는 지난 2015년 33만9448명에서 2016년 33만5848명, 2017년 32만8031명, 2018년 31만9567명, 2019년 30만8880명에 이어 2020년에는 30만 명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기준 울산시 총인구는 113만7345명이다. 2015년 11월말 120만64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5년 동안 6만 명 넘게 감소했으며 이 중 젊은 층(20~39세)이 4만 명 가까이 울산을 빠져 나갔다. 울산이 인구 유출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60개월 연속 지속돼 월 기준 순이동률(순유출률) -1.4%를 기록했다. 이는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해 울산의 30대 연령 취업자수는 12만2000명으로, 3년 전에 비해 1만 명이나 줄었다. 40대 또한 14만9000명으로 4000명 감소했다.

울산지역 여성 인구 감소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조사결과 20~24세 여성 100명 당 남성은 140.3명이다. 전국 7대 도시(20~24세 평균 남성 112.4명) 중 울산의 남성 비율이 가장 높다. 울산에서 태어난 여성들이 성인이 된 후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부산, 대구, 서울 등 대도시로 떠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울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 중심 도시이다 보니 여성 일자리가 적다는 설명이다.

울산의 경제지표는 대부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에 앞서 구조조정이 시작된 조선업의 업황 부진으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울산의 경제활동별 부가가치를 보면 ‘기계 운송장비 및 기타 제품 제조업’은 1998년 16조7598억 원(기초가격 명목 기준)에서 꾸준히 오르다가 2012년 70조1544억 원을 정점으로 하락, 2018년 56조121억 원으로 떨어졌다. 200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울산 경제 전망도 어둡다. 울산상공회의소가 최근 제조업체 150개사를 대상으로 새해 1분기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71로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가 환율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부담으로 뽑혔으며 조선 업종은 낮은 선가와 인도 지연 가능성, 석유정제는 더딘 수요회복과 손익 분기점을 밑도는 정제마진으로 업황 회복에 시간이 걸릴 걸로 분석됐다.

한국 경제 전체에서 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4.92%를 고점으로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2019년에는 3.89%로 추락했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구 역시 2015년 117만3534명을 기록한 뒤로 매년 1만 명씩 감소하고 있다. 계속되는 인구 감소에 통계청은 2047년 울산 인구를 96만 명 수준으로 전망했다.

울산시는 현재 추진 중인 수소산업과 부유식해상풍력발전 등 다양한 신성장 산업이 자리를 잡으면 일자리 창출과 함께 인구 유입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비철금속 등 울산의 4대 주력 산업에 수소 경제 생태계와 원유·LNG 등 에너지 산업을 추가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에너지·제조 산업 변화에 맞춰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수소와 풍력발전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전망도 불투명한 부분이 많아 우선 울산의 3대 주력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키우면서 중·장기적인 신성장 동력을 동시에 모색해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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