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각)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특히 시위대 난입 중 4명이 사망하고, 전 세계가 의회 난동 사태를 규탄하는 와중에 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시위대의 해산을 촉구하면서 “사랑과 평화를 가지고 귀가하라. 그리고 오늘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위대를 향해 “오랫동안 몹시 부당한 대우를 받아온 위대한 애국자들”로 지칭하며 “성스러운 (나의 대선) 압승이 인정사정없이 악랄하게 사라져 이런 일과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글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측에서 ‘폭력 사태를 정당화하고, 대선 사기 논란을 촉발한다’며 규정 위반을 이유로 삭제했다.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을 지적하고 나섰다. AP통신은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력적인 의사당 점거를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고,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의 폭력을 공공연하게 용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도 본인의 트위터 글에 “미국의 애국자들이여. 어떠한 안보상의 위반이나 우리의 법 집행에 대한 무례한 태도는 용납될 수 없다”며 “폭력을 멈춰라. 제발 평화를 지켜달라”고 썼다. 내용은 폭력 시위의 해산을 촉구하는 것이지만, 불법 난동을 부린 시위대를 ‘애국자’로 지칭하며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방카는 논란이 커지자 스스로 글을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에게 해산을 주문하는 영상 메시지에서도 시위대의 대선 무효 주장을 옹호했다. 그는 시위대 의회 난입 사태를 개인 식당에서 생중계로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 난입이 시작되고 2시간이 지나고서야 시위대의 해산을 촉구하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린 것이다.
이마저도 보좌진과 정치권의 호소에 마지못해 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AP통신은 “보좌진이 집요하게 호소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사태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라는 공화당 의원들의 요구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영상이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엘립스 공원에서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대선 사기를 주장했다. 이후 트럼프 지지자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인증을 막기 위해 의사당으로 난입하며 경찰과 대치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과정에서 4명이 사망했다. 현재 시위대는 6시간 만에 해산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