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_창업] 실속창업 시대에 주목되는 상권과 아이템
  • 김상훈 창업통TV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2.17 11:00
  • 호수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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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동네상권, 틈새 아이템을 찾아라

코로나19 사태는 자영업 판도 변화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통계청과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553만1000명이다. 전년 대비 7만5000명이 줄어들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4만5000여 명으로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서울 1만2000명, 인천 1만1000명 등 수도권 상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부산 1만1000명, 전북 1만 명, 광주는 5000명 늘어났다. 코로나 시대의 생계형 아이템으로의 전환 창업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상공인들의 꿈도 달라지고 있다. 이젠 부자가 되는 게 꿈이 아니다. 자영업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 생태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를 겪고 있는 자영업 시장에서는 창업자가 건강하고 행복한 실속창업,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지속 가능한 ‘소확행 창업’이 부상하고 있다. 소확행과 가까워지는 뜨는 상권, 틈새 아이템은 무엇일까.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왜 소확행 창업인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창업자들의 꿈은 ‘부자’였다. 누구나 부자가 된다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2000년 밀레니엄 시대를 지나서 또 20년이 흘렀다. 국내 창업시장의 온도는 현격히 달라졌다. 축구장 70배 규모의 신세계 ‘스타필드’ 이후 한국 소비자들에게 큰 가게는 뉴스 거리가 되지 못한다. ‘대형화 & 전문화’를 무기로 대형 점포가 주도하는 창업시장은 이제 더 이상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주목거리는 아니다. 오히려 운치 있는 골목 안쪽의 앙증맞은 작은 가게가 더 큰 뉴스 거리다. 원도심의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을 찾아다니는 신세대 마니아 소비자는 늘어나고 있다. 80년대 스타일의 복고 아이템이 다시 부상하기도 한다. ‘레트로’를 넘어 ‘뉴트로’ 감성과 연계된다. 전국에 500개 넘게 오픈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와 대형 쇼핑몰 소비에 대한 반작용으로도 읽힌다.

그 와중에 ‘코로나19’라는 외부적 악재가 우리에게 다가왔고, 창업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무엇보다도 세상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급변하고 있다. 모든 사람의 삶의 가치까지 새판을 짜는 분위기다. 그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창업자들은 생각이 많아진다. 결국 창업자들의 삶과 인생도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새 틀을 만들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 수 있다는 위기경보까지 켜졌다. 코로나로 인해 건강이 위협받는다면 모든 게 무의미해진다. 창업자들도 이제는 내가 건강하고 행복한 창업세상을 꿈꿀 수밖에 없다. 소확행 창업에 주목하는 이유다.

소확행 창업은 다점포 출점을 지향하는 얄팍한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과는 거리가 있다.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유행 정도에 따라 내 브랜드의 수명곡선이 결정되곤 했다. 반면 소확행 창업의 첫 단추는 나만의 상호를 거는 독립창업 스타일의 작은 가게 창업에 더 가깝다. 투자금액 또한 지금까지의 1억원 창업이 많았던 반면 5000만원 내외의 소자본 창업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 점포 규모는 10평 내외의 소점포 창업 형태가 지배적인 콘셉트다. 결국 소확행 창업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반짝 유행 아이템보다는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장수창업 콘셉트라고 볼 수 있다. 영업일수 측면에서도 창업자의 행복지수를 위해 1주일에 하루는 꿀맛 같은 휴일을 정해야 한다. 창업자의 재충전 없는 건강지수 높이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확행 창업과 가까운 상권은 어디일까. 2019년 말 발표된 ‘슬세권’이라는 소비 트렌드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슬리퍼 신고 다니면서 집과 가까운 동네상권의 가게들 소비에 집중하는 슬리퍼족 소비자들을 말한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저평가된 동네상권이 어디인가를 늘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동네상권이라도 오래된 세월의 깊은 콘텐츠가 녹아 있는 골목상권이라면 금상첨화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 화성 뒷골목 상권인 행궁동 골목상권에 주말이면 신세대 소비자들이 몰리는 것 또한 동네상권의 재발견이다. 동네상권은 배달 수요가 밀집한 배달상권과 궤를 같이한다. 아파트 상권 내 아파트 상가의 작은 가게 창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서울과 지방을 연결하는 관문상권인 KTX, SRT 역세상권 또한 주목할 만한 상권이다. 당분간 국내 소도시 여행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소확행 아이템은 부지기수다. 외식업 중에서는 식사류와 딱 한잔 콘셉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아파트 상권 1층 10평 가게 곱창볶음집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도 있다. 홀 매출 없이 포장판매와 배달만으로도 월 2500만원 매출을 넘기기도 한다. 월세 100만원 이하, 총 투자금액은 3000만~4000만원대로 창업한 케이스다. 판매업 아이템 중에서는 온라인 매출로 연계할 수 있는 슬로푸드 아이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1인 창업 형태의 미용실, 네일아트 시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무엇을 유의해야 하나

소확행 창업시장은 거부할 수 없는 물결과도 같다. 자영업 구조조정기를 거치고 난 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창업법의 실체와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은 가게라도 나만의 변별력 있는 시장 노하우와 경쟁력을 갖춘 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큰돈을 버는 것이 절대목표는 아닌 시대로 치닫고 있다. 창업자인 내가 즐겁고 재밌고 의미 있는 지속 가능한 창업시장의 도래를 예측할 수 있다. 일로서의 창업 시대, 두 번째 잡(Job)으로서의 창업시장은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소확행 창업시장은 빨리빨리 창업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느린 창업시장과 궤를 같이한다. 제대로 된 핵심기술을 배워 차근차근 준비하고 오픈하는 창업시장이라는 얘기다. 정부로서도 소확행 창업교육장 같은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오랫동안 살아남는 알짜배기 가게의 주인으로 등극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늘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소확행 창업은 온·오프라인을 겸비한 컨버전스 창업시장이다. 창업자 역시 온라인 시장에서 나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역량 만들기에 치중해야 한다. 작은 가게일수록 디테일 경쟁력에 강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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