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성매매집결지→예술촌’ 이끌 협동조합 탄생
  • 전용찬 호남본부 기자 (sisa615@sisajournal.com)
  • 승인 2021.02.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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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주도’ 인디마을관리협동조합, 전주 1호 설립 인가
주민·예술가로 구성…“선미촌 2.0프로젝트 핵심적 역할”
서노송예술촌 인프라 구축·주민공동체 활동 더욱 확대

전북 전주의 성매매 집결지(선미촌)에서 문화예술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서노송예술촌을 예술과 공동체의 공간으로 한 단계 더 도약시킬 협동조합이 탄생했다.

전주시는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선미촌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을 이끌어갈 주민 주도 조직으로 ‘인디 마을관리협동조합’이 설립인가를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예술책방 '서사물결' ⓒ전주시
예술책방 '물결서사' ⓒ전주시

마을관리협동조합은 도시재생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주민 주도로 도시재생 지역을 유지·관리토록 하는 비영리법인 형태의 조직이다
 
전주지역 1호로 설립인가를 받은 이 협동조합은 주민과 예술가들로 구성돼 ‘선미촌 2.0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구축된 시설 기반을 바탕으로 서노송예술촌의 문화예술 인프라를 구축하고, 주민 공동체 활동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선미촌 문화예술복합공간 등 도시재생 거점시설을 활용해 △사회참여 예술형 전시 △주민과 예술가의 협업 마을 미술 프로젝트 △문화관광 연계 골목길 네트워크 조성 △지역 공공임대 사업 △주차장 운영 사업 △지역주민 주택관리 사업 △서로 돌봄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시는 마을관리협동조합이 서노송예술촌 거점시설 운영·관리는 물론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제들을 마을사업으로 기획해 서노송예술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주 선미촌 문화재생사업 추진 위치도 ⓒ전주시
선미촌 문화재생사업 추진 위치도 ⓒ전주시

1960년대 이후 서노송동 일대 주택가에 형성된 이른바 ‘선미촌’에는 한때 400여 명의 여성이 성매매 일을 했다.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종사자가 100여 명으로 급감했다가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지금은 20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 성매매업소도 2000년대 초반 85개였으나 지금은 10여 개로 감소했다.

이런 변신은 시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서노송동 성매매집결지인 선미촌을 여성인권과 문화예술 공간으로 기능을 바꾸는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을 추진한 것이 한몫했다. 

시는 2016년부터 총 7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폐·공가 및 성매매업소를 매입해 물결서사(예술책방), 시티가든(마을정원), 성평등 커먼즈필드(주민협력소통공간), 노송늬우스박물관(마을사박물관) 등을 조성했다.

또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안등과 가로등, 방범용 폐쇄회로(CC) 등을 매년 확충하는 등 성매매 집결지 특유의 어두운 환경을 밝게 바꿨다. 

배원 전주시 문화정책과장은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은 주민과 예술가가 하나가 돼 설립한 최초의 사례”라며 “협동조합과 중간지원조직, 전주시 간 협업을 통해 성공적인 문화적 도시재생 사업의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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