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진심이었던 ‘테슬라’ 머스크…가상화폐 위상 뒤흔드나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2.0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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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조7000억원 구매…차량 결제수단 허용
공시 직후 비트코인 ‘역대 최고가’ 치솟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9일 워싱턴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3월9일 미국 워싱턴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대량의 비트코인을 매입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테슬라가 향후 비트코인을 차량 결제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놓으면서 가상화폐 위상이 바뀔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는 8일(현지 시각)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구매 사실을 공개했다. 

테슬라 측은 "올해 1월 추가 다각화와 현금 수익 극대화를 위한 더 많은 융통성을 제공해 줄 투자 정책 업데이트를 했다"며 앞으로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는 회사 자산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가까운 미래에 우리 제품을 위한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용인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비자들로부터 비트코인을 받고 자사 전기차를 팔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주요 언론은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첫 자동차 제조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이같은 움직임이 가상화폐에 대한 상당한 파급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결정이) 전 세계 기업들에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면서 "거래 측면에서 비트코인 사용에 관해 잠재적인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 CNBC에 따르면, 테슬라에 앞서 피델리티와 스퀘어, 페이팔 등의 기업이 디지털 통화를 포용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 파급력이나 SNS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테슬라의 이번 결정은 앞선 기업보다 시장에 더 큰 영향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머스크는 그동안 암호화폐를 '불신'과 '혁신'을 모두 가진 대상으로 평가해왔다. 특히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대단한 시장"이라고 평가하는 동시에 급등세를 경계하는 발언도 내놓으며 '밀당'을 벌여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 기류에 변화가 감지됐다. 머스크는 가상화폐 시장을 인정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SNS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내놨다. 특히 지난해 12월20일 비트코인 옹호자이면서 가상화폐를 대량 매수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CEO에게 "비트코인으로 대량 거래가 가능하느냐"는 질문을 보내면서 머스크가 가상화폐 관련 새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심이 일기도 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 대량 매입과 차량 결제까지 가능토록 하겠다는 결정을 한 것에 비춰볼 때, 머스크는 지난 수 개월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를 해왔던 것으로 관측된다. 머스크는 지난달 트위터 계정의 자기소개란을 '#비트코인'(#bitcoin)으로 변경한 뒤 "돌이켜보면 그것은 불가피했다"는 묘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머스크는 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디오 전용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 인터뷰에서도 "현시점에서 비트코인은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말했다.

시장은 향후 머스크의 가상화폐 언급과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시점에 따라 시장이 더욱 출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테슬라의 SEC 공시가 나온 직후 비트코인은 투심을 반영한 듯 15% 가까이 오른 4만4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비트코인이 600만원대를 돌파했다. 과거와 비교해 다른 점은 다른 코인과 연계하지 않은, 혼자만의 폭등이라는 점이다. © 사진=Pixabay
테슬라가 2월8일(현지 시각) 비트코인 대량 매입과 향후 차량 결제를 비트코인으로 가능토록 하겠다고 발표했다.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비트코인은 테슬라의 발표 직후 4만4000달러를 돌파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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