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이 뒤탈 없다” 단톡방서 동료 성희롱한 ‘막장’ 경찰관들
  • 김서현 디지털팀 기자 (seoh298@gmail.com)
  • 승인 2021.05.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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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남성 경찰관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통해 동료 성희롱
성폭력 사건 전담 부서인 여성청소년과 소속, 청문감사관실 소속 경찰까지 참여
사건을 잘 무마해주겠다며 관련자들에게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구속된 전‧현직 경찰관들이 18일 나란히 법정에 섰다. ⓒ연합뉴스TV
경찰 ⓒ연합뉴스TV

현직 남성 경찰관들이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통해 동료 여성 경찰관을 성희롱했다는 신고가 경찰청에 접수됐다. 단체 채팅방에서 여성 경찰관의 실명을 언급하며 성적인 발언과 성범죄를 언급한 이들 중에는 성폭력 사건을 전담 조사하는 여성청소년과 소속과 경찰 비위를 감찰하는 청문감사관실 소속 경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 인권조사계는 서울경찰청 청문감사관실 소속 A 경위와 서울의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B 경장, 송파경찰서 관할 파출소에 근무 중인 C 경사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 4일 경찰 내부망을 통해 성희롱 피해 사실이 접수된 후 제보자의 진술까지 마친 상태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여성 경찰관을 준강간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전직 경찰 이모(30)씨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성희롱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씨는 2018년 10월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중 동료 여성 경찰관과 술을 마시고 피해자가 만취하자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했다. 2019년 7월 대법원은 이씨를 준강간치상으로 징역 4년형을 확정했다. 의혹에 휩싸인 이들은 같은 경찰학교를 나오거나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한 사이로 알려졌다.

경찰청 인권조사계는 이씨를 수사하면서 드러난 카카오톡 대화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A 경위가 “준강간은 이씨 스킬”이라고 말하거나 “○○○ 엉덩이가 예쁘다. 한 번 만져보고 싶다” “여경이 (성폭행에)뒤탈이 없다” “그래서 좋아한다” 식의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의 범죄 전후 이들은 “준강간 (고)”라는 말을 하거나 “(만나는 여성에)술 먹여서 데려와라” 등 준강간에 대한 대화를 집중적으로 이어갔다.

실제로 이같은 대화가 있고 이씨는 준강간을 저질러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동료 경찰관들과의 대화가 범행에 관련이 있는지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 피해자는 2차 가해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을 냈으나 당시에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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