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늘 공정했니” 이준석에 날아든 뼈아픈 질문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6.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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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마에스트로 동기생 “99명이 재학생인데 안 이상했나?” 돌직구
與, 이 대표에 추가 해명 압박하면서 “유주택자가 청약 당첨된 것”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면서 지원자격이 없는 국가 장학금을 부당 수령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동기생이 '공정 경쟁'과 관련한 뼈아픈 질문을 던졌다. 여권은 이 대표를 향해 "이준잣대" "무주택자 청약에 유주택자가 신청한 꼴"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010년 당시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소프트웨어(SW) 마에스트로 과정'에 같은 시기 지원한 동갑내기 연수생이었던 김아무개(37)씨는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졸업생 신분에다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 중이던 이 대표가 당시 장학금 지급 선발 과정에 지원하고 최종 선발되기까지의 과정에 의문을 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병역 특혜 및 국가장학금 부당 수령 의혹을 받자 직접 공개한 2010년 당시 제출한 SW 마에스트로 과정 지원서 ⓒ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병역 특혜 및 국가장학금 부당 수령 의혹을 받자 직접 공개한 2010년 당시 제출한 SW 마에스트로 과정 지원서 ⓒ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졸업생·병역특례 이 대표, 지원자격 안돼" 

김씨는 당시 공고에 근거한 선발 자격을 감안하면 이 대표 역시 '자격 미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SW마에스트로 선발 과정에 지원할 당시 이미 그는 졸업생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준석의 SW 마에스트로 1차 합격에는 절차상 하자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당시 지원 양식을 근거로 들어 설명했다. 김씨가 공개한 지원서는 앞서 이 대표가 의혹을 부인하며 직접 올린 SW 마에스트로 지원양식과 외관상 일치한다. 

김씨는 "여기엔(양식에는) '소속학교'라는 란이 있다. 애초에 '현업종사자'가 아닌 '졸업자'가 지원이 가능했다면, 이 양식은 잘못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신학교' 등이 아닌 '소속학교'로 신분을 기재하도록 했다는 것은 재학생 만을 지원 범위로 한정했다는 의미란 뜻이다. 

그는 이 대표를 향해 "지원서 쓸 때 '소속학교란' 보고 이상하단 생각 못 해봤니?", "99명이 다 재학생인데 너만 졸업생인 거 안 의아했니?"라고 반문했다. 

김씨는 이 대표가 졸업생이면서 동시에 산업기능요원 신분을 갖고 있었음에도 최종 선발된 것 역시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공고에는 '취업 중인 자, 병역특례로 회사에 근무 중인 자, 창업 중인 자는 선발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진 2010년 SW 마에스트로 선발 과정 공고문 일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진 2010년 SW 마에스트로 선발 과정 공고문 일부

김씨는 "1차 진행 도중 한 기업에서 인턴 신분으로 활동하던 당시, 과장님의 제안을 받고 스타트업에 입사했다"며 "현업종사자 제외가 애초의 자격 요건으로 알고 있었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선택"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겸업 금지 조항'이 2차 선발 과정에서 갑자기 추가된 것이라면서 "(조항이) 원래 있었고, 유일무이한 자격조건이었다는 주장은 내 기억과 배치된다"고 했다. 

김씨는 총 3차에 걸쳐 최종 선발하는 과정에서 2차까지 진행하고도 자신은 갑자기 생긴 '겸업 금지 조항'으로 자신은 스스로 과정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해당 지원 자격 조건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 대표를) 아빠 찬스나 비리로 엮고 싶은 생각은 없다. (선발 과정이) 전부 처음 해보는거라 많은 부분에서 매끄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그럼에도 이 대표가 SW 마에스트로 과정에 선발된 과정에는 분명히 절차상 하자가 있다면서 "이제는 동기 연수생이 아니라 국가 의전서열 7위 제1야당의 당 대표님이 되신 그에게. 너는 늘 '공정'하게 경쟁했니?"라고 물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시사저널 박은숙

"이 대표 특혜 받는 동안 재학생은 기회조차 못 얻어"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를 둘러싼 특혜 및 국가장학금 부당 수령 의혹에 대한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특혜 의혹이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사실로 확인되는 것이 있다면 이 사건은 특혜 시비를 넘어 범죄가 될 수도 있다"며 "진솔한 해명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이 대표가 당시 선발위원장의 글을 공유하면서 '선발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에 대해 "정부 지침에 따라 선발된 것이 맞다면 그건 이 대표만을 위한 지침이고 바로 특혜 선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특혜를 받는 동안 그 과정에 참여하고 싶었던 재학생은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며 "이 대표의 행동은 무주택자 청약에 유주택자가 신청하고 당첨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김남국 의원도 연일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입수한 사업 공고문의 자격 기준과 관리지침에 따르면 당시 병역특례로 회사에 근무 중이었던 이 대표는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되지 않았다"며 "어떻게 합격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애초에 자격 기준이 안 되면 상식적으로 지원을 안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면서 이런 국가사업에 참여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예외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국민의힘을 '이준잣대'라고 한다. 타인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들이밀고 자당의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닫거나 어물쩍 뭉개고 가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이준잣대'를 가진 '내로남불' 정당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많은 국민이 가지는 의혹에 대해서 분명하게 답변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른바 '윤석열 비단주머니 3개'를 자신에게 먼저 써야 할 듯하다"고 비꼬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월20일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모여라' 행사에 참석해 시민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월20일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모여라' 행사에 참석해 시민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권의 집중포화에 이 대표는 당시 SW 마에스트로 과정 선발위원장이었던 황아무개씨의 트위터 글을 공유하면서 선발 과정에 특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황씨는 "계속 시끄럽더니 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에서 저한테까지 연락이 왔다. 입장을 밝히는 게 나을 것 같다"면서 "SW 마에스트로 과정은 대학 재학생만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이었는가. 아니다. 현업 종사자를 제외하고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는 과정이었다"며 이 대표를 지원사격했다. 

황씨는 이어 "산업기능요원도 지원 가능했나. 그렇다. 산업기능요원은 현업 종사자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는 정부 지침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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