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단독인터뷰②] “대통령 되면 낮에 절 욕한 야당, 저녁에 靑 불러 식사 대접할 것”
  • 김종일·이원석·구민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1.09.03 10:00
  • 호수 1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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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침묵 깬 윤석열 후보, 90분 심층 인터뷰
“정치보복은 망가진 정치, 시스템 정상화 시킬 것”
“국힘 입당 후회 안 해, 안철수와 진정성 있는 단일화”
“이재명, 추진력 있으나 정책 현실성 없다는 비판 있어”
“대통령 되면 야당 당사 방문하며 진정성 있는 소통”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로서 더할 나위 없이 잘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9월1일 서울 광화문 선거캠프(이마 빌딩)에서 가진 시사저널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갈등을 빚을 이유가 없다. 갈등한 적도 없다. 서로 공격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가 개별적으로 언론과 마주한 것은 8월4일 국제신문 인터뷰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그동안의 숱한 논란에 대해 한 달간의 침묵을 깨트리는 첫 일성(一聲)이 시사저널과의 만남에서 나온 셈이다. 윤 후보는 1시간30분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동시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경선룰에 대해서도 “불리해도 당이 결정하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는 주요 현안, 정책과 비전, 집권 후 야당과의 소통 방식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자세히 피력했다. 

ⓒ시사저널 박은숙
ⓒ시사저널 박은숙

제3지대에 있을 때보다 중도·무당층의 지지가 약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빠른 입당을 후회하진 않나.

“(단호하게) 후회하지 않는다. 입당을 안 한 상태에서, 중도·진보 인사들을 많이 만났지만 앞으로도 그분들(중도·무당층)의 마음을 얻는 일은 계속해 나가겠다. 기대라는 게 다른 게 있겠나. ‘저 사람이 이 나라를 공정하게 이끌어갈 수 있겠다’라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

대선은 결국 51:49의 싸움이라고 한다. 야권 입장에선 단일화가 중요할 텐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와 합당 문제는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나.

“야권 단일화는 반드시 해야 한다. 안철수 대표는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애써왔고 정권교체라는 당위성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는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성을 갖고 노력하면 야권 단일화는 이뤄질 수 있다. 그 전제로서 진정성 있는 단일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최종 후보가 되면 본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만날 가능성이 제일 크다. 이 후보의 장점과 단점 하나씩을 꼽는다면.

“저는 지금 국민을 보고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래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에만 관심을 갖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후보의 특성을 찾아낼 상황은 아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그분에 대해 추진력이 있다는 평가를 한다. 그러나 같은 민주당 안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정책은 현실성이 없지 않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겠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6월29일 정치를 시작한 이후 주변에서 정치 경륜이 많은 분들을 뵙고 조언을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김 전 위원장도 여러 차례 찾아뵙고 좋은 말씀을 들었다. 김 전 위원장은 국가적 의제나 경제 현실을 보는 안목이 워낙 탁월하다. 앞으로 정치를 해나가는 데 많은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캠프가 좀 어수선하고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우리 캠프가 지지율이 높은 후보의 캠프니까 일부에서 퍼트린 얘기일 수 있다. 반대 진영에서 하는 말일 수도 있고, 없는 이야기가 바깥으로 나간 것일 수도 있다. 시작하면서는 미흡한 점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짜임새를 갖춰 나가고 있다. 캠프는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조직인데 저는 큰 불만이 없다. 제가 괜찮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나.”

검찰 출신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보복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일반 국민은 그렇게 생각을 안 한다. 잘못을 많이 한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사법 시스템 등이 정상적으로 안 돌아간다. 그런 것이 정상화되면 시스템에 따라 모든 게 처리될 거다. 저는 집권하면 청와대 내 민정수석실을 없애겠다고 이미 공언했다. 청와대의 사정(司正) 기능 등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7월7일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는 모습 ⓒ시사저널 박은숙

문재인 정부의 사정 기능은 공정하지 않았다고 보나.

“수사할 때 공익을 위해 수사를 진행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종결하든 기소를 하면 된다. 국민이 기대하는 공익에 부합하게 사법 시스템이 작동돼야 하는데 문재인 정권은 정치권력의 입김을 행사했다. 이로 인해 자신이 처벌받을 가능성이 큰 사람들이 자꾸 ‘정치보복’ 등의 말을 만드는 것 같다.”

비전발표회에서 ‘윤석열 정부에는 조국도, 드루킹도, 김경수도, 추미애도 없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더 설명한다면.

“너무 쉬운 얘기 아닌가. 말한 그대로다. 선거와 여론조작, 사법 업무 등 권한이 아닌 부분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정상적인 사법작용을 방해하지 않고, 관여도 하지 않고, 보복성 인사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대통령을 포함한 공직자가 선거나 여론조작에 관여하지도 않겠다는 뜻이다. 또 기소될 만한 문제가 심각한 공직자 인사에 신중할 것이란 얘기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과오가 있는 사람을 편들지 않을 것이란 다짐이다.”

대통령이 되면 이전 정부가 임명한 이들의 임기를 끝까지 보장할 건가.

“보장하겠다. 법에 따라 해야 한다. 물론 해석의 여지가 있다. 미국은 임기가 10년이라면 10년 이상 못 한다는 것을 넘어 그 임기 내에 공직자의 문제가 생길 경우 대통령이 경질할 수도 있다고 해석한다. 우리나라는 임기가 정해져 있으면 그사이 특별한 비리가 없으면 임기가 존중돼야 한다는 게 국민의 생각이다. (임기를 끝까지 보장하는데도) 문제가 되면 국민이 알아서 판단하실 거다.”

대통령이 된다면 거대 야당과 협치를 해야 한다. 윤석열식 협치 리더십은 과연 어떨까. 

“현재 국가가 위기 상황이다.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진다면 국가의 바람직한 지속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은 진영에 관계없이 현재 우리 국가와 국민이 처한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만약 이런 대의에 반해 국가 위기 극복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런 정치 세력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겠나. 저도 진정성을 갖고 야당과 소통할 것이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낮에 국회의사당에서 제 욕을 듬뿍 한 야당 정치인들을 조속히 청와대로 모셔 식사 대접을 할 것이다. 저도 한 번씩 국회를 찾고, 야당 당사도 방문해서 진정성 있는 소통 행보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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