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심층인터뷰] “화천대유는 ‘이재명 게이트’…특검으로 샅샅이 밝혀야”
  • 김종일·이원석·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1.09.24 10:15
  • 호수 1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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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①
“尹 ‘고발 사주 의혹’ 길어지면 ‘정치공작 정당’ 프레임 씌워져”
“청년에게 푼돈 대신 일자리를 주겠다”
“이준석 잘하고 있어…안철수와 단일화 걱정 안 해도 된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이른바 ‘성남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이 사안은 ‘이재명 게이트’”라면서 “이 후보가 특검을 받아 각종 논란에 대해 샅샅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시사저널과의 심층 인터뷰에서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 관건이다. 의혹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은 여야 불문하고 법의 철퇴를 가해 국민에게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경선 주자인 윤석열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서는 “윤 후보가 이 의혹을 당과 분리해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의혹이 길어지면 당 전체가 정치공작 정당으로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윤 후보에게는 악재만 남았고, 우리는 계속 지지율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대통령이 되면 1호 정책으로는 ‘경제 활성화’ 정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특히 홍 후보는 청년에게 푼돈을 주는 정책 대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입시와 취업 등에서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형 집행을 안 하는 건 대통령의 직무유기”라며 사형제에 강경한 입장도 드러냈다.

최근 홍 후보는 지지율이 크게 오르며 각종 정치 현안의 중심에 섰는데, 이런 상황 덕에 대면 인터뷰 외에도 수차례의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해 가며 최근 현안에 대한 그의 입장을 자세히 담았다. 홍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 정책과 비전, 인생 스토리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해 특유의 화법으로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자세히 피력했다.

ⓒ시사저널 박은숙
ⓒ시사저널 박은숙

최근 ‘조국 과잉수사’라는 발언으로 ‘조국수홍’ 논란이 일었다. 이에 바로 자신의 생각을 바꾸겠다고 했는데, 어떤 배경인가.

“국민 다수, 특히 청년층이 아니라고 하는 사안에 대해 법조인으로서의 수사 철학이 적어도 조국 전 장관 같은 파렴치범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고 생각해 (발언을) 철회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연일 날 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사안은 ‘이재명 게이트’다. 이 후보가 특검을 받아 각종 논란에 대해 샅샅이 밝혀야 한다. 성남의 뜰, 화천대유, 천화동인, SK증권 관련자들 간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 관건이다. 계좌추적을 해 불법 여부 및 부당이익 취득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은 여야를 불문하고 법의 철퇴를 가해 국민에게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이 후보는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1조원짜리 대개발사업을 어떻게 생긴 지 한 달 된 미니 기업에 줬는지, 지자체 개발공사 인허가는 보통 수년이 걸리는데 어떻게 대장동은 일사천리일 수 있었는지, 11만%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올린 화천대유 관계자들의 자금 흐름과 권순일 전 대법관의 사후뇌물 혐의 등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한다. 그런데 이 게이트에 국민의힘 토건 세력을 탓하고, 모범적 개발 성공사례라고 포장하고, 개발 이익을 기부채납 받았다는 당연한 것을 ‘시민에게 이익을 돌려준 것’이라 말장난하는 이 후보의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입장은.

“후보 개인이 이 의혹을 당과 분리해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 길어지면 당 전체가 정치공작 정당으로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다.”

최근 지지율이 빠르게 올랐다. ‘윤석열 대세론’은 깨졌다고 보나.

“원래 대세론은 없었다. 대세론이 되려면 후보의 독자적 지지율이 40%를 훨씬 넘어서야 한다. 25~30% 사이의 지지율은 대세론이라 할 수 없다.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 출발 직전 당시 이인제 후보는 20% 후반대, 노무현 후보는 2~3% 지지율밖에 되지 않았다. 그게 뒤집혔다. 윤석열 대세론은 형성된 적이 없다. 착시현상에 불과했다.”

당내 경선 경쟁 후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우린 결국 ‘정권교체’라는, 국민이 국민의힘에 명한 사명을 받드는 한 팀이다. 국민만 바라보고 끝까지 힘내시기 바란다.”

지지율이 크게 오른 이유를 어떻게 분석하나.

“그간 우리 당 지지층은 주로 50~60대 이상, 그리고 영남 지역 유권자들이었다. 여태 우린 이들 지지만 갖고 각종 선거를 해왔다. 그래서 1~2년 전부터 20~40대 민주당 지지자들을 끌어올 방안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20~40대는 꿈과 희망을 잃은 계층이다. 20~30대는 일자리가 없고, 40대는 중산층으로 올라갈 길이 막혀 버렸다. 이들을 위한 맞춤 정책을 고민하며 소통 활동을 꾸준히 했다. 그것이 비로소 지금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

‘홍준표 대세론’을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그걸 벌써 이야기하면 안 된다(웃음). 지금 저희는 무섭게 지지세가 붙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윤 후보한테는 악재만 남아있다.”

어떤 의미인가.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윤 후보는 악재만 남았고, 우리는 계속 올라갈 일만 남았다.”

현재 지지율이 여권 지지층에 의한 역선택의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양자 대결에서 민주당의 이재명·이낙연 후보에게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젊은 세대에게 압도적 지지를 받는 역선택 후보도 있나? 진짜 역선택이 존재하고 또 가능하다면 장모 구속, 부인 비리, 고발 사주 의혹 등 의혹투성이 후보에게 하는 게 역선택일 것이다.”

TV토론은 자신 있나. 특별한 전략이 있나.

“윤석열 후보와 토론이 되겠나. 만약 제가 본선에 나가 이재명 후보와 홍준표의 대전이 되면 역대 최고의 TV토론 시청률을 경신할 거다. 이재명도 투사고, 홍준표는 그를 능가하는 투사다. 투사끼리 맞붙으면 얼마나 재밌는 선거가 되겠나.”

MZ세대로부터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란 별칭을 얻었다.

“최근 ‘무야홍’의 뜻이 바뀌었다. ‘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에서 ‘무적의 야권 주자 홍준표’로. 마음에 든다. 청년 지지자들이 지어준 별명이라 특히 감사하다.”

젊은 세대에게 지지를 얻는 이유를 스스로 어떻게 분석하나.

“오래전부터 ‘홍카콜라’ 유튜브를 시작했고, 젊은이들과 소통해 왔다. 유시민·김어준·주진우·진중권 등 좌파진영 논객들과 토론도 많이 했다. 민주당 계통 사람들과도 자주 만나 소통한다. 가끔 호남도 찾아 여러 이야기를 듣는다. 호남 민심이 우리 당에 등 돌린 결정적 원인은 5·18민주화운동이다. 우리 당을 민주화를 탄압한 세력이 모인 집단으로 보고 있다. 선거에서 당 득표율이 10%대 이상 나온 일이 거의 없다. 어떻게 하면 이들이 우리 쪽으로 오게 할까 그 연구를 2년여 전부터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가 지금 나타난 거지, 하루아침에 지지율이 상승한 게 아니다.”

SNS 글은 다 직접 쓰나.

“저는 페이스북을 시작한 이래 남한테 글을 맡겨본 일이 없다. 직접 쓰고 계속 고친다. 원래부터 글을 좀 잘 썼다(웃음). 대학 시절 단편소설도 썼다. 법과대학 출신이지만 시문학에 관심이 있었다. 그간 출간한 책들도 작가를 동원하지 않고 직접 썼다.”

2030세대 정책은 어떻게 개발하고 있나.

“청년의 꿈과 희망을 찾아주는 정책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저는 청년한테 푼돈 주는 정책은 하지 않는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청년들이 창의적으로 자기 인생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려 한다. 입시제도도, 조직의 선발 제도도 소위 ‘빽’이 통하지 않는 사회로 만들어보겠다. 이 생각을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젊은 세대에게 인정받는 것 같다.”

‘홍카콜라’ 별명을 갖게 한 메시지의 원천은.

“늘 해학 정신을 잊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보니 함축적이고 정곡을 찌르는 메시지가 나올 수 있게 된다.”

스스로는 검증을 마쳤다고 평가하나.

“그렇다. 26년간 털릴 거 다 털려서 더 이상 털릴 게 없다. 저를 무엇을 더 검증하겠나. 저는 이재명 후보가 반가운 게 이 후보가 본선 후보로 나오면 ‘막말 프레임’을 걸 수가 없다. 이 후보는 막말과 비교가 안 되는 ‘쌍욕 프레임’을 갖고 있지 않나. 이 후보가 제게 ‘막말했다’고 할 수 있겠나. 또 이 후보는 포퓰리스트라 일대일 토론을 하면 실체가 바로 드러난다. 이 후보가 나오면 편하다. 우리 지지층 입장에서는 다른 후보는 ‘어버버하다’가 당할 것이기에 이재명 상대할 사람은 홍준표밖에 없다는 흐름이 더 굳어질 거다. 이 후보가 약진하는 게 제게는 호재다.”

대선후보로 선출된다면 이준석 당 대표와의 호흡은 어떨 것 같나.

“제가 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이 대표와의 ‘케미(호흡)’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젊은 당 대표와 장년의 후보, 젊음과 경륜의 조화가 생긴다. 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다. 이 대표와 제가 함께 2030세대 지지층을 몰고 오는 시너지가 생긴다. 우리 당으로서는 참 좋은 일이다.”

이 대표가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어떻게 평가하나.

“다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당의 중진들이 도와주며 당을 끌고 가야지 이 대표를 흔드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잘하고 있다.”

대선은 결국 51대 49의 대결이다. 대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여태 안 대표와 연락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는 공동전선을 취하기로 수없이 약속했다. 안 대표와 저는 충분히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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