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정치]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1.10.18 09:00
  • 호수 1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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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선정 ‘2021 차세대리더’ 100인]
‘유일한 20대 의원’이 말하는 ‘퍼포먼스 정치’의 진심

국회의원 류호정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정의당은 물론 21대 국회에서도 인지도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남다른 그의 정치 스타일 덕이다. ‘패션 정치’로 불린 퍼포먼스가 대표적이다. 문신 합법화를 위한 ‘타투업 법’ 퍼포먼스에서 등이 파인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안전모에 작업복 차림으로 상임위원회 회의장에 가고, 멜빵바지 노동자 패션으로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그의 패션 정치는 늘 화제가 됐다. 

높아진 화제성만큼 그의 행보에도 관심이 뒤따랐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 거부, 조국 사태 비판 등 첨예한 사건 때마다 보인 소신 행보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호오(好惡)는 극도로 갈렸다. 소수정당 소속 의원으로서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 감각이라는 찬사도 받았지만, ‘쇼’라는 비판도 함께 쏟아졌다. 류호정의 정치는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21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자 유일한 20대 의원인 그는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정치인이다. 

ⓒ시사저널 박은숙

국회의원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속상했던 순간은. 

“긍정적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냈을 때 보람차다. 드레스를 입고 타투업 법 논의를 활성화시켰을 때 그랬다. 이 법은 이제 소위에서 논의만 하면 되는 단계다. 대선 과정에서 거대 양당이 여성 의제에 거리를 두는 것은 아쉽다.”

지금 가장 큰 고민과 목표는. 

“정의당을 원내교섭단체로 만드는 일이다. 대한민국이 지금 겪는 많은 문제와 고민은 진보정당이 의회에서 유효하게 권한을 행사할 때 해결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약속했던 것들이 그다지 이행되지 않았다. 부동산 문제는 더 심각해졌고, 불평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여전히 자살을 많이 하는 나라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대통령 본인은 무슨 생각을 하실까. 자괴감이 드시지 않을까.”

‘류호정’ 하면 퍼포먼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는 지적도 있다.

“비교섭단체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정의당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안을 발의에 그치지 않고 논의하게 만들려면, 국민에게 알려서 호소하고 공감대를 얻어 국회로 다시 가져와야 한다. 그런 방법 중 하나가 퍼포먼스다. 심혈을 기울여서 한다. 실제 효과가 있다.”

일각에서는 관심만 원하는 이른바 ‘관종’이란 비판도 한다.

“맞다(웃음).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한다.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관종이어야 하는 것 같다. 소수정당 의원은 더 그렇다. 제가 대변하는 약자들을 위한 퍼포먼스라는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관종이어도 괜찮다고 본다. 저를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다른 시민들을 위한 것이다. 또 그 과정에서 누군가를 다치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율적인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류호정에게 진보정치와 정의당은 무엇인가.

“진보정치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는 일’이다. 정의당은 그것을 실천하는 정당이다.”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서로 물어뜯지 못해 안달이 난 상황을 보니 내년 대선은 적개심 충만한 전투가 될 것 같다. 진영과 울타리 밖에 있는 일반 시민들의 곁에서 시대정신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시대정신은 ‘평범함’이다. 요즘은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어렵다고 하지 않나. 평범한 시민이 평범한 일상을 지키는 게 시대정신이다.”

임기를 마칠 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필요할 때 곁에 있었던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러려면 손 닿는 곳에 있어야 하겠다.”

시사저널은 매년 창간 기획으로 ‘차세대 리더 100’을 선정하고 있다. 향후 대한민국을 움직일 리더를 발굴하기 위함이다. 올해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기대받는 100명을 엄선했다. 우선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들을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차세대 리더’ 100명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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