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마동석·박서준…마블이 픽한 한국 배우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1.11.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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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2》, 《이터널스》에 이어 《더 마블스》까지
MCU에 포진한 한국 캐릭터들, 향후 캐스팅 기대감

마블은 《이터널스》에 마블리(마동석+러블리)를 픽했다. ‘마블리라는 별명은 그의 마블행을 예지하고 붙여졌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최초의 한국계 마블 히어로. 마동석에게는 이 수식어가 붙었다. 그가 맡은 역은 길가메시. 10명의 이터널스 중 한 명으로, 이터널스 중 가장 힘이 센 캐릭터다. 펀치를 날리거나 손바닥으로 내리치는 ‘마동석 특유’의 액션은 《이터널스》의 메가폰을 잡은 클로이 자오 감독이 마동석이 나온 영화를 보고 연구한 뒤 영화에 넣었다.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은 길가메시는 이터널스 식구들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그가 발휘하는 특유의 액션은 마블 유니버스의 초능력 사이에서 신선함을 남긴다. 영화에서 그는 진정한 ‘마블리’로 변주하며 웃음을 선사한다.

《어벤져스2》에서 유전공학자 헬렌 조 역할을 맡은 수현(좌)과 《이터널스》의 길가메시 역을 맡은 마동석 ⓒ월트디즈니컴퍼니

클로이 자오 감독은 10월29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슈퍼 히어로 길가메시는 인류 역사의 모든 문화에서 볼 수 있는 강인한 남자의 오리지널 버전이다. (그는) 우리가 아는 여러 버전의 강인한 남자 신화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자오 감독이 마동석을 처음 본 것은 《부산행》을 통해서다. 감독이 원하던 강인한 남자 캐릭터이자, 액션과 유머 감각을 보유한 배우를 찾은 것. 자오 감독은 “그가 유튜브를 통해 영어로 오하이오에서 복싱을 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은 단순한 연기자가 아니라 ‘인생을 아는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고 언급했다.

히어로 역할은 아니었지만, 마동석 전에 마블에 등장했던 한국인은 이미 있었다. 배우 수현이다. 수현은 한국 서울에서 주요 장면을 촬영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에서 저명한 유전공학자인 헬렌 조 박사 역할로 열연했다. 헬렌 조는 원작에 나오는 한국인 캐릭터인 천재 해커 아마데우스 조의 엄마로 설정된 인물. 아마데우스 조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계 미국인으로, 지구에서 7번째로 천재적인 인물이다.

고도화된 계산을 통해 물체의 궤도를 바꿔버릴 정도의 명석한 두뇌, 수학적 천재성을 소유했다. 본래 헐크의 사이드킥으로 등장하는 천재 소년의 이미지였으나 방사능 피폭으로 죽을 위기에 처한 헐크 대신 방사능 감마선을 흡수하면서 피지컬 능력치까지 올려버렸다. ‘브론’이라는 히어로명을 쓰고 있는 아마데우스 조는 헬렌 조의 등장에 이어 미래의 MCU에서 한국인이 배역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캐릭터로 점쳐졌다.

 

《더 마블스》의 박서준 역할 미공개

올해 배우 박서준이 내후년 2월로 개봉이 연기된 《캡틴 마블》의 후속작 《더 마블스》에 캐스팅되면서, 아마데우스 조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미국 영화 전문매체 스크린랜트는 “박서준이 한국계 미국인 10대 영웅인 아마데우스 조 역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주요 히어로나 악당을 연기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올해 《샹치》가 개봉하고, 《미즈 마블》이 디즈니플러스로 공개되는 만큼, 원작 코믹스에서 샹치, 미즈 마블 등과 친분이 있었던 아마데우스 조가 등장할 타이밍이라는 분석도 있다.

2020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에 합류한 마블 보이(노바)의 역할도 거론된다. 마블 보이는 크리 종족의 일원으로, 강화된 곤충의 DNA를 통해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지닌 캐릭터다. 《더 마블스》에 캡틴 마블, 미즈 마블 등의 히어로가 총출동하는 만큼, 마블 보이 역시 등장할 수 있다는 추측이다. 이 외에도 영 어벤져스팀의 헐클링, 지구에 대한 위협을 처리하는 정보 기관인 스워드의 요원 등 배역도 거론되지만, 한국 관객들을 위한 팬 서비스 차원의 출연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더 마블스》의 감독인 니아 다코스타는 박서준의 팬이다. 그를 영화의 카메오로 출연시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더 워 오브 렐름즈: 뉴 에이전트 오브 아틀라스》의 아시아계 히어로들 ⓒ마블코믹스
《더 워 오브 렐름즈: 뉴 에이전트 오브 아틀라스》의 아시아계 히어로들 ⓒ마블코믹스

이 외에도 MCU에 등장하는 많은 한국계 캐릭터들은 향후 캐스팅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마블과 한국의 협업으로 탄생한 웹툰, 고영훈 작가의 《어벤져스: 일렉트릭 레인》를 통해 데뷔한 국정원 소속의 히어로 화이트폭스가 대표적이다. 구미호와 인간의 혼혈로 본명은 한아미다. 이름보다 ‘구미호 발톱 강화’로 더 유명한 이 캐릭터는 연재 당시에는 부각되지 않았지만, 코믹스의 정식 캐릭터로 본격 데뷔하면서 여러 작품에서 활약 중이다.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마블 퓨처 파이트’에서 창작한 캐릭터들도 마블 코믹스에 본격적으로 데뷔했다. K팝 가수 설희로 활동하다가 냉각 에너지 물질에 노출돼 눈과 얼음을 다루게 된 히어로인 루나 스노우, 태권도 신동으로 반달곰 정령 이오를 소환하는 크레센트(본명 단비) 등이다. 이들은 지미 우에 의해 캐스팅된 뉴 에이전트 오브 아틀란스의 멤버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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