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부당한 부의 대물림, 그 실상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12.0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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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구소 보고서…문제적 주식 1위 이해욱, 2위 김준영, 3위 김동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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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구소가 최근 ‘동일인 등의 부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보고서를 발표했다.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대기업의 총수나 자녀가 편법 또는 불법을 동원해 증식한 부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서는 편법·불법 주식취득과 회사기회 유용, 일감 몰아주기 등 편법 승계 논란에 얽힌 주식을 ‘문제성 주식’으로 분류했다. 분석 대상자는 재계 순위 30위 대기업집단에 소속 총수 일가 11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해욱 DL(옛 대림)그룹 회장, 하림그룹 2세 김준영씨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 대상자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총 29조6300억원이다. 이중 문제성 주식 가치 증가분은 18조5700억원에 달한다. 문제성 주식가치 증가분 비중의 평균은 52.73%였다. 분석 대상 11명이 보유 중인 주식 중 절반 이상이 편법 또는 불법의 결과라는 얘기다.

문제성 주식 가치 증가분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난 건 이해욱 회장(95.89%)이다. 그가 보유한 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52.26% 전량이 문제성 주식으로 분류됐다. 이 회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하던 대림에이치앤엘과 대림아이앤에스에 일감을 몰아줘 사세를 확장한 뒤 대림코퍼레이션에 합병시키는 방식으로 승계작업을 진행, 편법 승계 논란이 일었다.

이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씨(95.47%)가 2위에 올랐다. 그가 보유한 올품 지분 100%가 문제성 주식으로 평가됐다. 2012년 준영씨가 김 회장으로부터 올품 주식을 물려받은 직후 이 회사를 중심으로 한 일감 몰아주기 등 승계작업이 진행됐다. 그 결과 올품은 현재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올랐고, 준영씨는 올품을 통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다.

3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82.89%)이었다. 김 사장의 문제적 주식 가치 증가분은 에이치솔루션에 집중돼있다. 이 회사의 전신은 김 사장과 동생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25%)와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25%)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S&C다. 이 회사 역시 일감을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승계에 동원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71.63%)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70.9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68.01%), 구광모 LG그룹 회장(63.79%) 등이 뒤를 이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11명 중 가장 많은 계열사(17곳)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문제성 주식가치 증가분은 26.73%에 그쳤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문제성 주식 가치 증가분 비중은 16.10%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1.43%였다. 문제성 주식으로 분류된 롯데지주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11명 가운데 유일하게 문제성 주식이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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