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에 투표용지를…확진자 사전투표 ‘부실관리’ 논란 일파만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3.0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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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투표 혼란에 종료 3시간 지나서도 마감 못 해…與野 선관위 질타
5일 오후 서울역 앞 임시기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역 앞 임시기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20대 대선 사전투표가 5일 종료됐지만, 코로나19 확진‧격리자 대상 투표 과정에서 준비 부족과 부실 관리 논란에 휩싸여 파행을 겪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한목소리로 선거관리위원회를 질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투표 마감 시간이 3시간여 지난 오후 9시께에도 아직 일부 투표소에서 사전투표가 마감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대상 투표를 진행하는 전국 각지 사전투표소에서 혼란이 속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국 누적 투표율 집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는 이날 일반 선거인과 동선이 분리된 임시 기표소에서 오후 5~6시 사이에 투표를 진행했다. 그러나 확진자용 임시 기표소에 따로 투표함을 마련해두지 않는가 하면, 참관인이 박스나 비닐봉지 등을 이용해 기표용지를 대리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자 항의가 빗발쳤다. 부정선거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확진된 유권자들이 몰려 강추위에 1~2시간씩 대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수도권의 한 투표소에서는 기다리다 쓰러지는 확진자가 나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이틀째인 5일 오후 광주 서구 학생교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상무1동 사전투표소에서 확진·격리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이틀째인 5일 오후 광주 서구 학생교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상무1동 사전투표소에서 확진·격리자들이 사전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선관위의 준비 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참정권 보장이 최우선이다.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 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투표권은 어느상황에 있더라도 보장받아야 한다”며 “확진자 분들의 투표가 원활히 이뤄지고, 확실하게 보장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 확진자 및 격리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가 어떻게 이렇게 엉망일 수 있냐”며 “이렇게 부실하고 허술한 투표를 관리랍시고 하고 있는 선관위의 무능함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도 “선관위의 무능한 선거 관리로 국민의 소중한 투표권 행사가 심각하게 제약되고 침해됐다”며 “선관위가 확진·격리자들의 선거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않고, 야당 선거 감시에만 몰두하다 보니 선거 현장이 엉망진창이다. 선관위는 오늘 벌어진 사태에 대해 국민께 명확히 설명하고 백배사죄해야 하며, 관계자들을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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