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톱7 탄생 2년, 운명이 갈리고 있다
  • 정재학 뉴스장터 대표 크리에이터․(사)대전언론문화연구원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2 11:00
  • 호수 169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호중 복귀로 2년 만에 톱7 구도 복원
영향력과 인기, 과거에 비해 한 단계 더 진화

2년 전 3월14일은 대한민국 대중가요를 뒤흔들었던 《미스터트롯》 톱7이 탄생한 날이다. 엄밀히 말하면 톱7 순위가 결정된 날이다. 실시간 문자투표에 의해, 즉 국민의 손에 의해 진 임영웅, 선 영탁, 미 이찬원이 탄생했다. 그리고 4위 김호중, 5위 정동원, 6위 장민호, 7위 김희재다.

이들은 2년 동안 대중문화의 중심에서 새로운 ‘팬덤 문화’를 만들어내는 등 대세 가수로 성장했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큰 위로와 위안, 그리고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는 대중가수로 우뚝 섰다. 가수는 물론이고 연기자, 예능인 등으로도 대중의 환호를 한 몸에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힘든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내는 선한 영향력의 발원지이기도 했다.

ⓒTV조선 제공
TV조선 예능 《미스터트롯》의 한 장면ⓒTV조선 제공

1강·4중·2약 구도

그렇다면 이들 톱7은 2년 전 그때 그 순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그렇지 않다. 지난해 9월 TV조선으로부터 홀로서기 이후 가수로서의 운명이 서서히 갈리고 있다. 톱7으로 출발한 트롯맨들은 중간에 김호중이 군에 입대하는 바람에 톱6로 축소됐지만, 6월이면 또다시 톱7으로 복귀하게 된다. 톱7의 지난 2년을 점검해 보고, 이들의 인기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총평해서 말하자면 톱7의 인기는 결승전 당시 35.7%의 경이적 시청률로 위력을 나타냈지만, 그때보다 지금이 더 폭발적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대세 핵심 가수로 성장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가수 2월 빅데이터 분석 결과, 즉 인기 순위에서 임영웅 2위, 이찬원 7위, 정동원 10위, 장민호 13위, 영탁 17위, 김희재 29위다. 방탄소년단, 아이유, 블랙핑크, 에스파, 장윤정, 나훈아, 백지영 등 기라성 같은 가수들을 포함한 순위다. 임영웅은 1위 자리를 놓고 방탄소년단과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게 이들의 인기 현주소다. 대단하다.

톱7 트롯맨의 개별적 인기 변화는 어떨까? 1강·4중·2약으로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순위도 예상외로 크게 변했다. 톱7 중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계속해온 트롯맨은 김호중이다. 《미스터트롯》 결승전 이후 김호중의 행보는 유별났다. 김호중을 뺀 6명은 TV조선 자회사인 뉴에라프로젝트와 1년6개월 기간제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김호중은 이 계약에서 빠졌다. 김호중은 홀로 생각엔터테인먼트사와 계약했다. TV조선과의 노예계약 논란이 있긴 했지만 톱6는 TV조선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타》 등에 출연하면서 대세 가수로 성장했다.

김호중은 어떤 이유이든 처음부터 홀로서기 행보를 보였다. 김호중은 톱7이 함께했던 《미스터트롯》 전국투어 콘서트에서 빠진다. 이어서 《사랑의 콜센타》에서도 도중에 하차했다. 각종 방송에 홀로 출연했고, 트롯맨 중에서 가장 먼저 팬미팅 형식의 단독콘서트를 성황리에 열었다. 정규앨범을 발매해 50여만 장을 판매하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클래식 앨범을 발매하는 등 트롯맨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2020년 9월 군에 입대했으나 팬클럽 아리스의 열정적인 응원에 힘입어 군백기를 극복하고 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하는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김호중이 2020년 9월10일 서울 서초구청으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6월 소집해제 앞둔 김호중 활동 인상적

김호중은 경연에서 4위를 했다. 하지만 그의 인기는 군 입대로 정상적인 가수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그 이상으로 올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아이돌차트 평점랭킹에서 2~3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월 4주 차 팬앤스타 인기순위 트로트랭킹에서는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오는 6월 소집해제를 앞둔 김호중은 7월 이탈리아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와 콜라보 음반을 준비 중이다. 7~8월에는 임영웅 단독쇼를 기획·연출했던 김재영 감독이 KBS 퇴사 이후 첫 김호중 단독콘서트를 연출할 예정이어서 군 전역 이후 그의 인기는 더욱 폭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스터트롯》 진 임영웅의 인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사족이다. 그의 인기는 ‘대세 오브 대세’ ‘톱 오브 톱’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팬덤 영웅시대의 화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하다. 지난 연말연시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최대 지상파 방송 KBS에서 가수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연말 특집 단독콘서트를 가졌다. 그것도 데뷔 6년 차 가수가 해낸 기록이다. 지금은 정규앨범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과장된 표현일 지 모르지만 그의 인기는 《미스터트롯》 진이 된 직후보다 10배, 100배 확대됐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보적 인기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1월23일 임영웅이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제31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열창하고 있다.ⓒ뉴시스
1월23일 임영웅이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제31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열창하고 있다.ⓒ뉴시스

경연 이후 몰라보게 성장한 트롯맨은 뭐니 뭐니 해도 정동원이다. 육체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소년에서 청년이 됐다. 이제 중3이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육체적 성장이 아니라 가수로서, 연예인으로서 괄목할 발전을 했다는 점이다. 천재적이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이 쏟아진다. TV조선 《개나리학당》과 《화요일은 밤이 좋아》에서 MC를 맡고 있다. 뛰어난 예능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연기에도 도전하고 있다. 영화 《소름》 그리고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에 출연해 촬영 중이다. 첫 정규앨범 ‘그리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발표했다. 11월의 단독콘서트 ‘정동원棟동 이야기話화 콘서트’, 12월 크리스마트 콘서트 ‘성탄총동원’은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특히 1월15~16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회 정동원 음악회’는 그야말로 가수로서 존재감을 그대로 보여준 콘서트였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44년 이래 단독콘서트를 한 최연소 아티스트로 기록됐다. 정동원은 고등학생이 되면 뮤지컬 무대에도 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분명 대한민국 미래 아티스트이며 K트로트의 주역이다. 3월 첫째 주 트로트스타 웹서비스 트롯픽 위클리 투표 결과 2위를 차지했다. 순위 변동은 5위 이상이지 않을까?

장민호는 《미스터트롯》 최고령 참가자였다. 따라서 무명 시절이 가장 긴 가수였다. 1997년 아이돌로 데뷔해 망하고, 발라드도 망하고, 2013년 트로트로 바꿨다. 많은 팬은 《미스터트롯》 준결승전 일대일 한곡대결에서 정동원과 함께한 ‘파트너’ 무대를 기억한다. 배려하는 삼촌의 모습에 모두들 반했다. 그는 트롯맨 중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다. 오라는 데가 너무너무 많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증거다. TV조선 《골프왕》에 출연했다. 지금은 《화요일은 밤이 좋아》, 그리고 KBS 예능 《갓파더》와 《주접이 풍년》에 출연하고 있다. 뛰어난 예능감과 MC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명의 설움은 예전 얘기다. 단독콘서트 ‘드라마’는 전국의 팬클럽 ‘민호특공대’를 울렸다. 가는 곳마다 매진이다. 콘서트는 《장민호 트라마 최종회》란 영화로 만들어져 지난 1월 상영됐다. 장민호는 《미스터트롯》 6위보다는 훨씬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스터트롯》 미 이찬원의 활약은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팬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뛰어난 말솜씨와 모르는 게 없는 지식의 ‘찬또위키’로 KBS 《불후의 명곡》, JTBC 《톡파원 24시》 등 각종 MC를 도맡으면서 가수는 물론이고, MC로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2월 2주 차 아이돌차트 평점랭킹에서 이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그의 인기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트롯맨 중 가장 안타까운 가수는 영탁이다. 한마디로 인기 추락이다. 경연 이후 여러 가지 사건으로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트롯맨 대부분이 하고 있는 단독콘서트도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먼저 영탁의 발목을 잡은 사건은 자신이 모델로 활동했던 ‘영탁막걸리’ 예천양조와의 150억원 과다 모델료 요구 갈등이다. 물론 상표권 분쟁도 포함한 사건이다. 협박, 공갈미수,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진흙탕 싸움은 끝없이 지루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도 결말이 나지 않았다. 고소와 맞고소가 이어지고 있다. 인기를 먹고사는 가수로서는 치명적 타격이다.

가수 영탁이 2021년 10월2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공개홀에서 열린 ‘서울드라마어워즈 2021’ 시상식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서울드라마어워즈조직위원회 제공
가수 영탁이 2021년 10월2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공개홀에서 열린 ‘서울드라마어워즈 2021’ 시상식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서울드라마어워즈조직위원회 제공

잇따른 악재에 영탁의 인기는 ‘흔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음원 사재기 문제가 불거졌다. 경찰 수사에서 소속사 대표의 음원 사재기 혐의가 확인돼 재판에 넘겨졌다. 영탁은 음원 사재기 사실을 몰라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도덕적·윤리적 질타를 피할 수 없었다. 지상파 방송에서 녹화분이 통편집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의 인기는 급락했다. 가수들의 인기 순위인 브랜드평판지수에서 6~7위를 하던 영탁이 지난해 12월, 지난 1월 30위권 밖으로 사라졌다. 다행인 것은 최근 신곡 《전복 먹으러 갈래》가 뜨면서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월 브랜드평판은 17위로 올라왔다.

단독콘서트 전국투어를 성황리에 마친 김희재는 팬들의 성화로 3월11~13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그리고 별, 그대’ 앙코르 콘서트를 가졌다. 4월 방송 예정인 MBC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에서 경찰관 역으로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톱7 중 댄스 실력 짱인 김희재는 화제성 부문에서 가장 낮은 편이다. 경연의 순위가 변동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