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안철수의 ‘극적 단일화’, 초박빙 대선 결과 갈랐다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0 04:1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8%P 승부’에 단일화 결단 재조명…安 국무총리 가능성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5일 경기 이천시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공동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5일 경기 이천시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공동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선택이 ‘신의 한 수’와도 같았다. 20대 대선의 승패가 단 0.8%포인트(P) 차이로 갈리면서다. 단일화를 택한 안 대표는 향후 윤석열 정부의 ‘개국공신’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국무총리 가능성도 제기된다.

20대 대선은 역대급 ‘박빙 대선’ 이었다. 10일 0시를 넘어선 이후에도 여야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1% 내외로 유지됐다. 이에 개표율이 80%를 넘어설 때까지도 여야 모두 승리를 자신하지 못했다. 오전 2시20분경 KBS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 유력’을 보도하고 나서야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안도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국민의힘으로선 이겼지만 당혹스러운 결과다. 당초 국민의힘은 ‘낙승’을 자신해왔다. 60%에 육박하는 정권교체 여론이 자신감의 배경이 됐다. 실제 단일화 없이도 10%P 격차로 승리한다는 여의도연구원 조사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단일화에 목메지 않는 ‘자강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윤 당선인은 자강론보다는 단일화를 통한 확실한 정권교체 카드를 택했다. 당초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를 주장하던 안 대표도 대선 막판 결심을 바꿨다.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내외부의 계속된 단일화 설득에 결단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이에 안 대표는 윤 당선자와 지난 3일 후보 단일화를 전격 선언했다.

안 대표는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한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교체, 즉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상호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안 대표가 완주를 택했다면 중도‧보수 표심이 분산됐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안 대표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 직전까지 5~10% 사이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개표가 진행되는 1분1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며 “결국 안 대표의 결단이 역사를 바꾼 셈이다. 만약 다른 선택(완주)을 했다면 대선 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은 일주일 내로 국민의힘과의 합당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안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를 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