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미·중 사이 전략적 모호성, 한·미 동맹 신뢰 손상시켜”
  • 김준란 디지털팀 기자 (loveways12@naver.com)
  • 승인 2022.04.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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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확히 보고 냉철히 판단해야…북한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은 가짜”
박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박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 분야 핵심 참모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그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취해온 우리나라의 기존 외교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2일 한미동맹재단 뉴스레터 4월호에 따르면, 박 의원은 한미동맹재단이 지난달 18일 개최한 차기정부의 외교안보 구상 관련 비공개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전략적 모호성에 대해 꼬집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윤 당선인이 미국에 파견하는 '한미정책협의 대표단'의 단장이다.

박 의원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 속에서 우리나라의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애매모호한 자세는 동맹의 신뢰를 손상시킨다"면서 "중국을 정확히 바라보고 냉철하게 실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 정부가 미·중 전략경쟁 구도 사이에서 양측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외교를 추구해왔지만, 이는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는 훼손시키고 중국은 저자세로 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구상을 밝히며 "차기 정부는 국익, 정체성, 생존권을 지키고 할 말을 하는 당당한 외교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동맹인 한·미 동맹을 더욱 튼튼하고 강력한 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인권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박 의원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 안보 동맹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공약인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협의체)와의 협력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리셋(reset)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깊어진 양국의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구체적인 대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박 의원은 북한 비핵화 추진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북한의 긴장 조성을 위한 무력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외 불안 요인들이 한반도 안보 환경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말로만 외치는 평화는 거짓 평화이고, 북한 비핵화가 없는 평화는 가짜 평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는 국방 혁신을 통해 첨단 과학기술 강군을 만들고 자주국방 노력과 함께 동맹을 견고히 하며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삼았던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은 동맹을 무력화하고 한반도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하며 "종전선언은 비핵화의 출구"라고 표현했다. 이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협상으로 진전된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는 윤 당선인 외교·안보 기조와 결을 나란히 한다.

한편 박 의원이 이끄는 한미정책협의 대표단은 다음 주 중 미국에 체류하며 미국 측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외교관 출신의 조태용 의원이 부단장을 맡았으며 한·미 관계, 북핵뿐 아니라 중국, 일본, 경제안보, 국방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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