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47.5%, 김은혜 44.8%…2.7%p 차 오차범위 내 접전[시사저널 여론조사]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6 10:00
  • 호수 1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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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조원씨앤아이, 경기 도민 800명 여론조사]
경기도, 윤석열-이재명 대리전에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관심
김동연 ‘40대·여성·학생’, 김은혜 ‘60대 이상·남성·농어민’ 강세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사 선거는 ‘이재명 대 윤석열’의 대리전 양상으로 ‘대선 연장전’ 구도로 흘러가며 0.73%포인트 차 대선을 방불케 하는 박빙 구도로 흐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과 지난 3월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를 한 김동연 후보,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후보가 맞붙으면서 양 지지층이 다시 팽팽하게 결집하는 모습이다. 이른바 ‘명심’과 ‘윤심’의 재대결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시사저널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5월2일부터 3일까지 이틀 동안 경기 도민 만 18세 이상 800명을 상대로 진행한 경기지사 양자 가상대결에서 김동연 후보는 47.5%, 김은혜 후보는 44.8%로 나타났다. 오차범위(±3.5%포인트) 안이다. 

인구 1390만 명의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도는 전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고문의 ‘정치적 텃밭’이다. 지난 대선에선 이 고문이 50.9%를 얻어 윤 당선인(45.6%)을 5.3%포인트 차로 앞섰던 곳이다. 민주당은 이 고문의 경기도 지지율이 탄탄하고 도내 정당 지지율도 견고하게 뒷받침되고 있어 ‘대선 연장전’ 구도가 불리하지 않다고 본다. 

윤 당선인 측은 패배했던 지역을 탈환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얻기 위해 전폭적으로 김은혜 후보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같은 당 경쟁 상대였던 대선후보급의 거물 유승민 전 의원을 ‘윤심’을 내세워 따돌린 데 이어, 윤 당선인은 거세게 불고 있는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도 김 후보를 자신의 경기도 일정에 동행시키며 본선에서도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이 고문은 자신이 직접 경기도 또는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자신이 지방선거를 이끌며 대선 패배로 인한 정치적 내상을 회복해 다시금 정치의 중심에 서겠다는 계산이다. 그 핵심 동력이 바로 이 고문에 우호적인 경기도 민심이다. 경기 도민 과반(51.9%)은 이 고문의 경기지사 시절 도정 운영에 대해 “잘했다”고 평가했다. 

ⓒ시사저널 임준성
ⓒ시사저널 박정훈
ⓒ시사저널 박정훈

왜 초접전인가?…‘尹 바람’ 불지만, 경기도는 ‘친명’

여론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김동연 후보는 40대와 여성 그리고 학생, 김은혜 후보는 60대 이상과 남성, 농어민 등의 지지가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김동연 후보는 40대에서 67.7%, 김은혜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61.9%라는 높은 지지를 얻었다. 김동연 후보는 만 18세부터 20대에서 49.7%를 얻어 38.1%에 그친 김은혜 후보를 앞섰다. 30대와 50대에서는 팽팽한 모습이었다. 

성별로는 응답이 엇갈렸다. 김동연 후보는 여성(50.6%)에서 39.0%의 김은혜 후보를 11%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섰지만, 남성(44.4%) 지지에서는 50.5%를 얻은 김은혜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두 후보의 이런 지지층은 지난 대선까지 이어진 흐름과 겹치는 모습이다. 김동연 후보의 믿을 구석인 40대와 여성은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고문의 가장 든든한 원군이었다. 반면 60대 이상과 남성은 윤 당선인 승리의 1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직업별로는 김동연 후보는 학생에게서 56.7%의 지지를 얻어 32.3%에 그친 김은혜 후보를 크게 앞섰다. 반면 김은혜 후보는 농·임·축·어업 종사자에서 63.7%의 지지로 24.3%의 김동연 후보를 40%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따돌렸다. 상대적으로 김동연 후보는 사무·관리·전문직 종사자와 서비스·판매·생산직에서, 김은혜 후보는 자영업자와 무직·은퇴자들에게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권역별로는 김동연 후보는 동부권역(광주·구리·남양주·여주·이천·하남·가평·양평)에서 52.4%로 41.4%의 김은혜 후보를 앞섰다. 김은혜 후보는 경부권역(과천·군포·성남·수원·안성·안양·용인·의왕)에서 51.0%를 얻어 43.2%의 김동연 후보를 따돌렸다. 김동연 후보는 경의권역(고양·김포·파주)에서는 오차범위 밖에서, 서해안권역(광명·부천·시흥·안산·오산·평택·화성)과 경원권역(동두천·양주·의정부·포천·연천)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모습이었다. 

경기지사 후보 적합도 질문에서도 비슷한 흐름은 이어졌다. 김동연 후보 47.2%, 김은혜 후보 44.1%로 팽팽한 접전 양상이었다. 두 후보는 양자 대결에서와 마찬가지로 김동연 후보는 ‘40대·여성·학생’, 김은혜 후보는 ‘60대 이상·남성·농어민’에서 상대적으로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강용석 무소속 후보는 2.9%를 기록했다. 기본소득당 서태성 후보와 진보당 송영주 후보는 각각 0.7%와 0.4%였다. 

‘이재명 도정’ 평가, “잘했다” 51.9% vs “잘못했다” 44.6%

경기 도민 절반 이상은 이 고문의 경기지사 도정에 호의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1.9%가 이 전 지사의 도정에 긍정평가를, 44.6%가 부정평가를 내렸다. 도정에 대한 긍정평가 역시 40대(72%)에서 가장 높았다. 만 18세~20대(55.4%)와 50대(52.7%)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60대 이상의 58.2%는 이 고문이 당시 도정을 잘못했다고 대답했다. 성별로는 여성의 53%, 남성의 50.7%가 긍정평가를 내렸다. 

이런 배경 아래 김동연 후보는 ‘이재명의 경기도정 계승’을 내세우고 있다. 공약 시리즈를 아예 ‘이재명이 만들고 김동연이 꽃피운다’는 뜻의 명작동화(明作東花)로 마련했다. 이에 김은혜 후보는 ‘윤석열과 함께’로 대선 대리전에 임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5월2일 경기 지역 4개 도시를 방문해 GTX(광역급행열차) 확대 등 1기 신도시 교통·주택 개선 공약 이행을 약속했는데, 김은혜 후보를 동행시켰다. 김은혜 후보도 연일 유세에서 GTX와 1기 신도시 문제 해결은 힘 있는 여당이 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41.1% vs 국민의힘 35.4%

경기 도민들은 정당 지지에서도 민주당에 우호적인 모습이었다. 민주당 41.1%, 국민의힘 35.4%로 조사됐다. 정의당 2.6%였다. 기타 정당은 2.7%, 없음은 17.4%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최근 전국 단위로 조사된 여론조사와는 상반된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 이후 급락하는 모습이었다. 리서치뷰가 4월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상대로 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50%, 민주당은 36%였다. 같은 기간 성인 1012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44.3%, 민주당 32.6%였다(기사에 인용된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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