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서 싫어하는 영화 제외했나” vs “칸 관련 작품만 언급”
윤석열 대통령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에게 보낸 축전에서 송강호가 출연한 《변호인》과 《택시운전사》 등 일부 영화가 언급되지 않은 것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28일 윤 대통령은 영화 《브로커》로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에게 축전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한국이 낳은 위대한 감독의 영화들도 송강호 배우님의 연기가 없었다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라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송강호 배우님의 뛰어난 연기는 우리 대한민국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 단계 높여주었고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수상은 《밀양》, 《박쥐》, 《기생충》 등의 영화를 통해 송강호 배우님이 쌓아 오신 깊이 있는 연기력에 꽃피운 결과입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대목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송강호 대표작은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변호인》과 《택시운전사》인데, 왜 축전에 해당 작품들을 언급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변호인》과 《택시운전사》가 보수 진영에서 호감도가 높지 않기에 제외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영화 《변호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부림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며,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다룬 작품으로 각각 1100만과 1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축전에 언급된 세 작품이 칸 영화제와 관련된 작품이기에 전혀 문제 없다며 억지 주장이라는 반박도 나왔다. 누리꾼들은 "축전 특성상 칸 영화제와 관련된 작품을 언급한 것 같은데 억지 비판이다", "그런 논리면 《쉬리》랑 《살인의 추억》은 왜 빠졌겠나", “윤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연설도 외울 만큼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는데 의도적으로 그랬겠나”라고 응수했다.
앞서 《밀양》은 2007년 칸 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송강호와 함께 주연 배우를 맡았던 배우 전도연이 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또 《박쥐》는 2009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으며, 《기생충》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골든 글로브상에 이어 한국 역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영화상까지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