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결혼백서》 통해 ‘결혼’에 대한 힌트 얻을 수 있어”
  •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6.04 16:00
  • 호수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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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결혼백서》에서 순수한 ‘예랑이’ 캐릭터 열연

이진욱이 로맨스 장르로 컴백했다. 2015년 《너를 사랑한 시간》 이후 7년 만이다. 최근 이진욱은 여러 작품에서 거친 캐릭터를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쳐왔다. 지난 2016년 스캔들에 휩싸인 뒤 로맨스 장르로는 첫 복귀인 셈이다. 그간 이진욱은 로맨스가 본업이라고 할 만큼 달달한 캐릭터로 여심을 사로잡아 왔다.

이진욱이 출연 중인 《결혼백서》는 동화 속 해피엔딩처럼 ‘고생 끝, 행복 시작’일 것만 같았던 30대 커플의 결혼 준비 과정에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현실 공감 로맨스다. 2년여의 열애 끝에 결혼을 약속한 예비신랑 서준형(이진욱 분)과 예비신부 김나은(이연희 분)이 웨딩마치를 울리기까지, 현실에서 맞닥뜨린 여러 가지 퀘스트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12개 에피소드를 통해 그려진다.

결혼은 두 가족의 결합이니만큼 신랑·신부의 가족들 이야기도 나온다. 김미경과 임하룡이 나은의 어머니와 아버지로, 윤유선과 길용우가 준형의 어머니와 아버지 역으로 분한다. 연출을 맡은 송제영 감독은 “기혼자의 경우 ‘우리도 그랬지’라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예비부부들은 ‘우리도 겪을 수 있겠구나’ 하며 예방주사를 맞는 차원에서 드라마를 즐겨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결혼백서》는 5월23일 첫 회가 방영됐으며, 매주 월, 화, 수 오후 7시 카카오TV를 통해 공개된다.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통해 《결혼백서》의 주연배우 이진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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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오랜만에 로맨스 드라마를 선보였다.
“정말 오랜만이다, 로맨스를 해보니 ‘나도 이런 걸 하던 사람이었구나’ 싶었다(웃음). 오랜만에 편안하고 즐겁게 촬영했다. 제가 출연한 드라마 중 제일 현실적 부분을 다룬 작품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편안하게 촬영했다.”

어떤 캐릭터인가.
“준형이는 때묻지 않은 순수한 캐릭터다. 나쁘게 말하면 눈치가 없고 사리 분별을 못 한다. 드라마가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준형이가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는 장면에서 현실적인 걸 연기하는 부분이 많아 나 역시 더 현실적인 마음으로 연기했다.”

상대역이 이연희다. 극강의 비주얼 커플이다.
“내가 봐도 외적으로 케미가 좋다. 그림체도 잘 어울린다. 사실 이연희 배우가 예뻐서 감정이입이 쉬웠다. 성향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 실제로 결혼을 준비하는 역할을 연기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아직 미혼인데, 결혼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본 소감은 어떤가.
“현실적인 캐릭터라 편안했고, 동시에 답답하기도 하고 이해가 안 가는 순간도 많았다. ‘이게 싸울 일이라고?’ 하는 고민을 촬영 내내 했다(웃음). 결혼 준비 경험이 없어 주변 얘기를 듣고, 상상에 의지해 연기를 했다. 기혼자인 이연희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진짜 이렇게 많이 싸우냐’고 물었더니 ‘이렇게까진 아니라도 꽤 싸우긴 싸운다’고 하더라.”

 

상대역인 이연희는 “극 중 상황에 공감이 많이 됐다. 나은이와 나이가 비슷한 또래 여자로서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겠구나 싶어 확신을 가지고 작품을 선택했다”며 “나도 결혼 경험자로서 극 중 나은이를 응원하게 됐고, 감정이입이 잘됐던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지금껏 출연한 작품 중 가장 현실적인 부분이 많다고 했는데, 촬영하면서 느낀 ‘현실적인 순간’은 언제인가.
“연애 때까지는 얘기를 안 하다가 결혼 준비를 하면서 나오는 주제들이 있더라. 흔히 말하는 경제권, 혼수 이야기다. 서로 성향 차이도 있기에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고 연기하는 느낌이 사실적이었다. 극 중 여자친구와 2년이나 사귀어 상대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결혼을 준비하는 순간 맞춰 나가야 하는 것이 많더라.”

선배 배우 윤유선과 길용우가 준형의 어머니와 아버지 역으로 분한다.
“사랑하는 어머니 박미숙(윤유선 역) 여사는 ‘겉바속촉’ 외강내유 스타일이다.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기도 한데 알고 보면 정도 많고 사랑 넘치는 분이다. 마트 같은 데 가면 저와 연인이냐고 하더라. 엄마가 되게 좋아한다. 너무 예쁘시다(웃음). 아버지(길용우 역)는 어렵고 무섭다. 근데 굉장히 따뜻하시고 무게감 있는 분위기로 가정의 중심을 잡아주신다. 제가 존경하고 존경하는 분이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양가 부모가 만나는 장면이다. 촬영을 하면서도 숨이 막히더라. ‘정말 결혼이 이런 거냐’라고 많이 물어봤다. 드라마니까 더 극적이기도 한데 실제로도 불편하고 숨 막히는 자리라고 하더라. 양가 어른들의 만남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진욱의 어머니 역할을 연기하는 윤유선은 “이진욱씨가 이 작품을 하면서 독신선언을 할까봐 걱정됐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작품 때문에 독신주의자로 바뀌는 건 아닌가.
“전혀 아니다, 이 드라마는 결혼 장려 드라마고, 결혼에 대해 이해시켜 드리는 드라마다. 실제 상황에서 상대방이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없잖나. 이 작품을 경험했으니, 서로의 입장을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이진욱이 꼽는 명장면은 뭔가.
“3회 경제권 에피소드다. 2년이나 연애를 하면서 한 번도 서로의 저축이나 월급 등에 대해 얘기해본 적 없는 서준형(이진욱 분)과 김나은(이연희 분). 그렇다 보니 나은은 결혼 비용에 준형이 얼마를 쓸 수 있는지 알고 싶었지만, 돈, 돈 거리는 게 치사한 것 같아 차마 물어보지 못했다. 준형은 나은의 속도 모르고 괜히 선배들 조언에 흔들려 경제권을 운운했다. 준형과 나은이 속앓이했던 상황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첫 번째 동상이몽은 일단락됐지만, 두 사람의 극과 극 경제관념은 앞으로 본격적인 결혼 준비에 들어가면서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이진욱은 “2년이나 사귀었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결혼을 결정한 순간, 사소한 성향 차이라도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야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작품을 통해 알게 됐다”며 “그 대표적인 에피소드가 바로 경제권이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결혼은 무조건 옳다. 결혼해야 한다. 하지만 최대한 양가 어른들의 만남은 자제하면 좋겠다(웃음). 우리 드라마를 보시면 여러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보시고 무난한 결혼을 하시길 바란다.” 

《결혼백서》 관전 포인트3

# 포인트1   이진욱×이연희, 케미백서

이진욱과 이연희가 예비부부로 만났다. 로맨스 장인과 국민 첫사랑이 ‘리얼리티’란 옷을 입고 현실 로맨스로 돌아오면서 기대가 더해진다. 지금까지 사전 공개된 영상과 이미지만으로도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연애 때와는 또 다른 현실을 마주한 예비부부의 리얼한 케미가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여기에 현실 연기 장인도 등판한다. 나은과 준형의 양가 부모님 역할로 만난 김미경-임하룡, 윤유선-길용우다.

# 포인트2   과몰입 주의보, 현실백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예비부부가 한 번쯤 고민했을 법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송제영 감독과 최이랑 작가는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고 결혼에 골인하는 엔딩, 그 사이를 주목했다. “보통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넘게 준비 기간이라는 게 필요한데, 그 과정은 전쟁이다. 2022년에 어울릴 법한 리얼한 결혼 준비 드라마를 해보자”란 기획 의도가 나온 이유였다. 그래서 프러포즈, 상견례, 함 등 전통적으로 계승되는 과정부터, 신혼집 구하기, 경제권 등 요즘 시대에 부각되고 있는 문제까지 다양한 ‘현실’을 다룬다. 최근 결혼한 지인들의 이야기와 예비부부가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 등을 작품에 녹였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한 번 하는 결혼, 최고로 멋지게 하자”는 이상주의자 예랑이 준형과 “결혼 준비는 예산 안에서 합리적으로 하자”는 현실주의자 예신이 나은의 《결혼백서》는 곧 ‘현실백서’다.

# 포인트3   관전 포인트는 공감백서

극 전반에 ‘공감’이 흐른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동화 속에서나 보던 이상과는 다른 현실을 마주하고, 그로 인해 시시각각 감정과 갈등이 요동친다. 그리고 이 현실에 함께 물개박수도 치고, 격하게 고개도 흔들며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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