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정책의 패러다임, 공급 확대에서 주거복지로
  • 구자익 인천본부 기자 (sisa311@sisajournal.com)
  • 승인 2022.07.03 14:00
  • 호수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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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공사, ‘공공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로 주거복지 실현…AMC 운영 통해 리츠·펀드 활용한 임대주택 확보

주택정책이 ‘공급 확대’에서 ‘주거복지’로 전환되고 있다. 핵심은 ‘공공임대주택’이다.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계층도 양질의 주택에 머물면서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경제적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고령화사회로 접어드는 등 사회적 환경이 크게 변화한 데다 주택 보급률이 100%를 초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거복지는 국가의 의무이기도 하다. 헌법 35조 3항을 보면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설명해 놓은 대목이다. 이 조항은 1987년 10월29일 헌법이 개정되면서 신설됐다. 

‘쾌적한 주거생활’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환경권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양질의 주택에 거주할 권리를 전제로 한 주거생활권에 무게를 둔 의견이 다수다.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주택개발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우 인천도시공사 사장(왼쪽)이 2020년 4월9일 박인서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과 주거복지사업과 연계한 ‘사회적 주택 운관리사업 업무협약’에 서명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이승우 인천도시공사 사장(왼쪽)이 2020년 4월9일 박인서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과 주거복지사업과 연계한 ‘사회적 주택 운관리사업 업무협약’에 서명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 내 공공임대주택 공급 잰걸음

2003년 5월24일 출범한 인천도시공사도 주책정책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정부와 인천시의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꾸준히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있다. 저소득층이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국민임대아파트’ 250가구를 2007년 공급했다. 영구임대아파트는 올해 상반기에 384가구를 임대했고, 하반기에 355가구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을 주기 위한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도 내놓고 있다. 2014년에 5년 임대 공공임대아파트 28가구를 공급한 데 이어 2015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임대 공공임대아파트 1961가구를 공급했다.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주로 청년층이 최대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행복주택’도 지난해에 57가구를 공급했다. 이 중 48가구는 동구청이 소유한 부지에 마련됐고, 나머지 9가구는 남동구청이 소유한 부지에 들어섰다. 오는 8월엔 인천도시공사가 소유한 부지에 754가구가 공급된다. 

다가구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을 매입해 신혼부부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에게 임대하는 ‘기존주택 매입 임대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16년에 106가구를 공급하기 시작한 후 지난해까지 총 1964가구를 매입해 임대했다. 올해는 1000가구를 새로 매입해 공급한다는 목표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30% 수준이고, 최대 20년간 거주할 수 있다. 

보호 대상 한부모가족 등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기존주택 전세 임대사업’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880가구를 공급했고, 올해 700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 임대보증금 지원한도는 1억1000만원이고, 본인부담금은 임대보증금의 5%(550만원) 이내다. 임대보증금 지원금의 연 1~2% 규모의 이자를 월 임대료로 납부하면 된다.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위한 ‘청년 매입 임대주택’도 늘려가고 있다. 청년들의 주거복지를 감안해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과 대학가 주변의 주택을 매입하고 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74가구를 확보했다. 올해 200가구를 추가로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상시 임대 신청을 받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2017년 5월부터 인천시와 공동으로 ‘우리집 1만호 공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집’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인천형 영구임대주택’이다. 무주택 서민들을 기존 생활권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영구임대주택 대기수요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집은 비교적 토지활용도가 낮은 국·공유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건축부지 매입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수 있다. 마을카페나 공동육아, 복지시설 등 지역 맞춤형 커뮤니티 시설을 운영하는 등 새로운 임대주택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현재까지 8곳에 총 260가구가 공급됐다. 

도시재생과 주거복지를 연계한 ‘돋움집’도 선보였다. 이는 인천도시공사 소유의 노후주택을 사회적 기업이 리모델링해 임대하는 인천 최초의 ‘사회주택’이다. 리모델링 비용의 80%는 인천도시공사가 지원한다. 돋움집은 사회적 기업이 10년간 임대·운영한다. 수요자 맞춤형 공동체 임대주택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임대 대상을 차상위계층이나 예술인, IT 종사자, 청년 등으로 정했다. 현재 부평구와 미추홀구에 11가구가 공급됐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80% 수준이다.

이와 더불어 인천도시공사는 인천시와 LH인천지역본부가 추진한 ‘비주택 거주자 주거상향사업’도 맡고 있다. 여인숙이나 고시원, 여관 등지에서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이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47명을 대상으로 3489차례의 상담을 거쳐 총 189명이 주거이주를 신청했다. 이 중 110명이 공공임대주택 등으로 이주했다.  

2017년 10월26일 당시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현동 구임대주택 입주식’에서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인천시 제공
2017년 10월26일 당시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현동 구임대주택 입주식’에서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인천시 제공

지방공기업 최초로 ‘리츠’ 도입해 임대주택 공급

안정적인 민간·공공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인천도시공사는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 지방공기업 중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산관리회사(AMC) 겸영 인가를 받았다. 이를 토대로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천도시공사가 운영하는 AMC가 리츠로부터 자산투자운용 업무를 위탁받게 되면, 부채 부담을 덜어내고 임대료가 저렴한 민간·공공 임대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인천도시공사는 지난해 12월에 도화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 2개와 도화 공공임대리츠 1개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도화지구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2305가구와 공공임대주택 548가구의 주거복지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 민간·공공 임대주택은 주변 임대료의 85~95% 수준으로 8년간 거주할 수 있고, 임대료 인상률도 연 5%로 제한됐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해에 영종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를 통해 운서역 푸르지오더스카이아파트 1445가구도 공급했다.

인천도시공사는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공공성을 확보한 전·월세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부동산펀드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 4월 더샾 부평센트럴시티 공공지원 민간임대펀드를 통해 8년간 임대할 수 있는 3578가구를 공급했다. 또 오는 8월 동인천역 파크푸르지오 공공지원 민간임대펀드를 통해 8년간 임대할 수 있는 1997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정부·인천시와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 및 주거복지 전문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공공 디벨로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9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천을 넘어 세계적인 부동산 융복합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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