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이변 넘어 역사가 되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9.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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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고 권위 에미상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6관왕…비영어권 최초
황동혁 “우리가 함께 역사 만들어”, 이정재 “국민과 함께 기쁨을”
9월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의 프레스룸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제74회 에미상 드라마 부문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오른쪽)과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 연합
9월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의 프레스룸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제74회 에미상 드라마 부문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오른쪽)과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 연합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문화 콘텐츠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오징어 게임》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을 휩쓸며 'K-콘텐츠' 저력을 증명했다.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는 12일(현지 시각)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에게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시상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4일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시상식에서 게스트상(이유미)과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 부문을 수상해 총 6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49년 에미상 개최 이후 비영어권 작품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황 감독은 벤 스틸러(세브란스: 단절), 마크 미로드(석세션), 캐시 얀(석세션), 로렌 스카파리아(석세션), 캐린 쿠사마(옐로우재킷), 제이슨 베이트먼(오자크)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감독상 영예를 안았다. 

황 감독은 호명 후 감격에 찬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저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역사를 만들었다. 비영어 시리즈의 수상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기를 희망한다"며 영어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상이 제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길 바란다.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주연 '성기훈'역을 연기한 이정재(왼쪽)가 연인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함께 9월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P 연합
《오징어 게임》에서 주연 '성기훈'역을 연기한 이정재(왼쪽)가 연인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함께 9월12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P 연합

이정재는 한국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안았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에서 사채업자들에 쫓기다 생존 게임에 참가한 주인공 성기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정재는 제레미 스트롱(석세션)을 비롯해 브라이언 콕스(석세션), 아담 스콧(세브란스: 단절), 제이슨 베이트먼(오자크), 밥 오든커크(베터 콜 사울) 등 막강한 후보들과 남우주연상을 놓고 경쟁했다.

이정재는 수상자로 호명된 후 단상 아래에서 동료 배우들과 수상 기쁨을 나눈 뒤 밝은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영어와 한국어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먼저 "TV 아카데미, 넷플릭스, 황 감독께 감사하다"며 "황 감독은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탄탄한 극본과 멋진 연출로 스크린에 창의적으로 옮겨냈다"고 영어로 소감을 말했다. 이어 한국말로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과 친구, 가족, 소중한 팬들과 기쁨을 나누겠다"고 전했다.

9월12일(현지 시각)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이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드라마 《오징어 게임》 제작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오영수, 배우 겸 모델 정호연, 감독 황동혁, 제작자 김지연, 배우 이정재, 배우 박해수 ⓒ AP 연합
9월12일(현지 시각)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이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드라마 《오징어 게임》 제작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오영수, 배우 겸 모델 정호연, 감독 황동혁, 제작자 김지연, 배우 이정재, 배우 박해수 ⓒ AP 연합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9월17일 공개된 후 1년 간 세계적 흥행을 거두며 'K-콘텐츠'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 시간 16억5045만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무려 18만8000년에 달한다. 동시에 한국을 포함, 전 세계 94개 국에서 가장 많이 본 작품으로 기록됐다. 

《오징어 게임》 열풍이 불면서 달고나 만들기 세트와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입었던 녹색 체육복이 글로벌 유행 아이템으로 등극했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딱지치기 등 한국 전통 놀이도 큰 관심을 모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시는 《오징어 게임》이 미 대중문화에 미친 영향력과 성과를 기념해 9월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Squid Game Day)로 제정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에미상 이전에도 명망 있는 시상식을 휩쓸며 '최초' 기록을 이어왔다. 

지난해 11월 미국 시상식 고섬 어워즈에서 첫 수상의 영예를 안은 《오징어 게임》은 미국 대중문화 시상식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깐부 할아버지' 일남으로 열연한 원로배우 오영수는 한국 배우 최초로 지난 1월 제79회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지난 2월 미국배우조합(SAG)상에서는 이정재가 한국 배우 최초로 TV 드라마 부문 남녀주연상, 정호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비영어권 배우가 미국 배우조합이 주는 연기상을 받은 것도 최초였다. TV 드라마 스턴트 부문 앙상블상에도 선정됐다. 지난 2월에는 미국 크리틱스초이스에서 TV 드라마 부문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와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이정재)을 차지했고, 크리틱스 초이스 슈퍼 어워즈에서 액션 시리즈 부문 작품상에 선정됐다.

총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목숨 건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오징어 게임》은 현재 시즌2가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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