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의 한국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고의적으로 삭제했다는 논란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나라 전시품 조기 철수를 언급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국립중앙박물관(국립박물관)은 15일 보도자료에서 “지난 13일 국립박물관은 중국 국가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에 고구려와 발해가 빠진 한국사 연표가 게재돼 있는 것을 인지하고 중국 국가박물관측에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했다”며 “중국측은 아무런 회신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국립박물관은 이날까지 우리 측의 연표 수정에 대한 회신, 연표 수정 전까지 한국 측 전시실에 대한 관람 중단을 중국 측에 재차 요청했다. 국립박물관은 “이러한 우리 측 요구를 중국 측이 수용하지 않을 시 한국측 전시실에 대한 전시 관람 중단을 요구하고, 우리 전시품의 조기 철수를 강행할 수 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립박물관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차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시 내용 검토를 포함한 국제 전시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번 논란은 지난 7월부터 중국 베이징의 중국 국가박물관에서 진행중인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서 발발했다.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전시회로서, 우리나라 국립박물관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도 참여했다.
문제는 한국사 연표였다. 우리 국립박물관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와 달리 중국 국가박물관 실제 전시에 게재된 연표에선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가 빠져있던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청동기 시대를 고조선으로, 철기시대는 고조선 후기부터 신라·백제·가야·통일신라·고려·조선 순서로 구분하면서도 고구려와 발해를 고의로 누락시킨 셈이다.
이에 국립박물관은 지난 13일 “통상 전시에 사용되는 자료는 제공한 측의 자료를 성실히 반영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면서 “이번 중국 측 태도는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것으로 심히 우려하는 바다. 중극 측에 즉각적인 수정과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