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판정승’으로 기울수록 멀어지는 ‘당심’…복귀 길 열릴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9.2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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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승리’ 신호에도 당심은 ‘이준석OUT’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라는 중징계 처분의 근간이었던 성 상납 의혹을 털어내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의 성 접대 의혹 등을 수사해 온 경찰이 일부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서다. 이 전 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서 인용 판결을 끌어낸 데 이어, 연달아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의 승리로 기류가 기울수록, 당 일각에선 반발 심리도 읽힌다. 당장 이번 불송치 결정도 제명 수준의 추가 징계를 고려하는 윤리위원회 판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모순적이게도 이 전 대표의 복귀 가능성이 커질수록 이별 신호도 강해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떠나기 위해 차에 타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떠나기 위해 차에 타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불송치’에도 ‘제명’에 힘 싣는 與

경찰은 지난 20일 이 전 대표에 대한 고발사건 중 알선수재(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에 대해 ‘공소권 없음’과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공소시효 만료뿐만 아니라 성 접대를 받은 증거도 불충분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아직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무고 혐의 고발 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가 남아있지만, 일단 이 전 대표 측이 승기를 쥔 상태다.

초점은 윤리위 추가 징계에 쏠린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월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받은 데 이어, 당의 위신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추가 징계위기에 처한 상태다. 윤리위는 제명 수준의 징계를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전 대표가 성 상납 의혹을 털어내고 가처분 사건에서 인용 처분을 받더라도, 최종 제명될 경우 당 복귀는 막히게 된다.

당 일각선 이 전 대표의 제명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불송치 결정이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다. 이용호 의원은 이날(21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경찰의 불송치는 혐의가 없다는 뜻과는 다른 결”이라며 “윤리위는 법적 차원보다 더 엄격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금희 의원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당 대표가 성 관련 비위로 문제에 휘말렸다면 정치적으로나 도의적으로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당원들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방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당원들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방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 연합뉴스

대표직 복귀해도 멀어진 당심 어쩌나

이 전 대표 측은 추가 징계 처분을 받을 경우 재차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전 대표의 변호인단은 “추가 징계는 가처분 사건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법방해 행위이자 재판보복 행위”라며 “가처분, 유엔 제소 등 모든 법적 수단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당원권 정지 기한이 끝난 뒤 당에 복귀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자진 출당이나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다만 이 전 대표가 당에 복귀하더라도 멀어진 당심을 다시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한 지도부 공백 사태를 거치며, 이 전 대표를 향한 당심은 바닥 수준으로 떨어져서다. 지난 16일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뉴스토마토 의뢰, 13~14일 조사, 1071명 대상)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분이 어떤 방향으로 수습돼야 하는가”를 물은 질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중 61.1%가 ‘이준석과 결별’을 선택했다. ‘이준석 체제 인정’은 10.1%에 불과했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갤럽의 주요 인물에 대한 선호도 조사(13~15일, 1000명)에서도,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65%의 비호감도를 기록했다. 이는 진보 진영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59%)보다 높은 수치다. 이 같은 당심의 벽을 극복하기 위해 이 전 대표 측은 재신임 투표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연일 SNS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날”이라며 당원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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