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노벨의학상에 도전하는 의학자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질병이 생기는 기전을 알면 치료제 개발이 앞당겨진다. 예컨대 동맥경화증과 비만의 원인 호르몬(리지스틴)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몰랐는데, 약 10년 전 이 호르몬이 결합하는 수용체(CAP-1)가 국내 학자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또 혈장을 조절하는 효소(DPP-4)가 심장 세포를 석회화해 퇴행성 심장판막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도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이처럼 치료제 개발에 전기를 마련한 학자가 이사민(41) 울산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다.
이런 성과로 2012년 동양인 최초로 미국심장학회 ‘젊은 연구자상’을 받았고 2017년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IASSF 최우수 젊은 과학자’에 선정되면서 미래 노벨상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의대에서 연구하다 2015년부터 울산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로 있다. 현재는 미국 하버드의대 브리검여성병원에서 연수 중이다.
미국 연수의 목적은 무엇인가.
“2024년 7월까지 심장학 분야 중개연구의 대가인 스콧 솔로몬 교수와 함께 노인 심장질환 신약 효과 등을 연구한다. 또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진단과 치료 예후 예측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연구 분야는.
“만성 퇴행성 심장판막질환은 나이를 먹을수록 그 유병률이 급증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포 변화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효과적인 약물치료법이 없다. 이 질환의 발병 과정을 밝히고 치료 신약까지 개발할 목표로 연구 중이다.”
앞으로 어떤 학자가 되고 싶은가.
“노인 심장질환은 가장 많은 의료비가 드는 중증 질환 중 하나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이 질환은 급증할 전망이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의생명과학 기초중개연구를 수행해 좀 더 효율적인 신약을 발굴하고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새로운 진료 플랫폼을 도입하고 싶다. 그래서 반복적인 입원과 각종 합병증에 따른 불필요한 의료비 낭비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