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에 싸인 '술자리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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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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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정화삼씨 참석 시간 등 축소 의혹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8월5일 발표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동창인 친구 정화삼씨(56)에 대해 ‘밤 10시30분에 술자리에 합류했다가 11시에 귀가했다’고 발표했다. 민정수석실은 대통령 친구인 이 아무개씨가 참석한 사실도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가 은폐 의혹을 샀다. 그러나 민정수석실의 조사 발표는 여전히 축소·부실 조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청주 최대의 유흥가인 청주 하복대지구 키스 나이트클럽 주변에서는 정씨가 3차 술자리였던 포장마차에 가기 전까지 합석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충북일보>는 8월8일 보도에서 ‘정화삼씨는 포장마차로 향하기 전에 일행들과 헤어졌다’고 보도했다. 3차 술자리(포장마차) 전까지 있었다면 밤 10시 30분∼11시께부터 오전 1시30분까지 최소 2시간 30분∼3시간 동안 술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얘기다. <충북일보> 진청일 기자는 “포장마차 가기 전에 택시를 타고 집에 갔다는 진술은 정화삼씨에게 직접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정씨 술자리 참석 시간을 축소한 셈이다.

사건 초기에 이원호씨와 오원배씨의 친분설이 나돌았지만 청주에서는 이씨와 정씨가 더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와 정씨는 충북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1년)을 1993년에 졸업한 ‘대학원 동창’이다. 충북대 경영대학원 동기들은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고 있고, 그 중에서도 이씨와 정씨는 자주 골프를 칠 정도로 친분이 깊다. 청주 지역 정가에서는 애초 한나라당 후원자였던 이원호씨가 지난해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진영에 도움을 준 것도 정씨의 권유에 따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번 사태로 청주상공회의소 부회장 직을 사퇴한 정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술자리 비용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민정수석실 자체 조사 발표 전인 지난 8월3일, 청주 지역 정가에서는 ‘술자리와 잠자리 비용이 4백여 만원이었다’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6월28일 술자리 참석자 12명이 모두 306호 룸 한 개를 다 차지하며 즐겼던 것도 아니었다. 한 아무개씨와 한씨의 여자 친구 2명은 옆방에서 따로 술을 마시고 있다가 밤 11시께 합류했다. 나이트클럽 술자리가 이루어진 밤 9시30분부터 11시께까지는 양길승 실장과 이원호씨, 오원배·김정길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 등 4명만이 술자리에 있었다. 그만큼 긴밀한 얘기가 오고갔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청주 지역 언론들은 성상납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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