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틈새 시장 무궁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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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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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수 KOTRA 중국본부장 인터뷰/“한국에서 안되는 품목은 중국에서도 안돼”
상하이 루샨구안로에 있는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상하이무역관 이효수 관장 겸 중국지역본부장을 9월29일 찾았다. 중국 주재 무역관장 9명(홍콩·타이베이 포함)을 진두 지휘하는 중국본부장으로서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과 교역 활성화를 적극 돕고 있는 이본부장은, 9월25∼28일 열린 베이징 ‘한국 상품전’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아 보였다. 이본부장은 무섭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이 한국에 ‘위기’이기도 하지만 ‘기회’ 요소가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한국 상품전은 어떠했나?
한국 제품을 알리고 이미지를 고양했다고 자부한다. 7월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두 나라는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다.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서부대개발 등 10대 경협 사업 추진도 합의했는데, 이번 상품전은 양국 정상회담 이후 첫 대규모 경제 교류라는 데 의미가 있다. 내년부터 이루어질 양국간 체계적인 교류에 시금석이 될 것이다.

10년 전과 오늘을 비교한다면?
이것이 정말 같은 나라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일취월장·괄목상대·천지개벽 등 온갖 표현을 빌려도 충분하지 않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은 2조7천억 위안에서 10조5천억 위안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3.5배가 늘어 1천 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개혁 개방 전략의 효과로 외국인 투자가 봇물을 이루면서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발전 전략은‘점-선-면’으로 표현된다, 1980년 지정된 5대 경제 특구(선전·주하이·산터우·샤먼·하이난)가 ‘점’ 단계였다면 1990년대 초반은 동부 연안 주요 도시의 ‘선’ 단계였고 지금은 전면적 개혁 개방을 표방하는 ‘면’ 단계로 진입했다.

중국은 이미 세계 강자들의 격전지로 변모했는데 한국 기업들의 활로가 있는가?
미국과 유럽 무역관 근무 경험을 비춰보면 구미에 비해 한국은 훨씬 이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우선 지리적 근접성과 문화적 동질성이다. 서양 사람들보다 중국어도 훨씬 빨리 배운다. 이른바 ‘코드’가 맞는다. 일본에 비해 한국의 기술 수준이 크게 높지 않은 것도 양국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유리하다고 본다. 중국은 위협적인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기회를 훨씬 더 많이 부여할 것이다. 이미 중국은 한국의 최대 투자 대상국이자 수출국이다.

한국 기업의 위상과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는?
몇 년 전까지도 한국 기업들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다. 대부분 가공무역형 투자인 데다 원부자재와 중간재 수출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의 휴대전화와 가전 제품은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상품이다. 한국 제품은 믿을 만하고 세련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LG·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들의 활약과 한류 열풍은 한국 상품과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 이것이 지방 정부 관계자들로 하여금 한국과의 경협을 증진해야겠다는 의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정서는 한마디로 친근함이다. 월드컵은 작지만 단결이 잘 되고 선진화한 나라라는 인상을 심어 주었다.

중국의 중요성을 언급하지 않는 한국 기업이 없다시피 한데.
중국 진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 안되는 품목은 중국에서도 안된다. 중국은 세계 최고가 통하는 시장이다. 또 중국 기업과 정면 승부하기 보다는 협력 관계를 구축해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현명하다. 중국은 성숙 시장이 아닌 성장 시장이다. IT,BT 등 신산업 분야는 우리 기업들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10년 후 중국 미래를 어떻게 보나?
10년 후 중국의 운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어도 그 때까지는 중국의 성장세가 계속되리라고 보는 견해가 다수다. 10년 후면 연구 개발 능력이 일본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을 최근 일본 <니혼 게이자이 신분>이 내놓기도 했다. 용트림하고 있는 중국 경제는 역동성으로 충만해 있고 아직 미개척된 시장이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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