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심 “거짓 기사 용서하면 안된다”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1999.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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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무근 결혼설 기사에 ‘반론 보도’ 얻어낸 가수 노영심씨
최근 자신의 결혼설을 보도한 스포츠 신문(2월22일·24일치)을 상대로 언론 중재를 신청해 반론 보도를 받아낸 작곡가 겸 가수 노영심씨(31)의 얘기를 들어 보았다.

어떻게 결혼설 보도가 나오게 되었나?

그 기사를 쓴 기자는 잘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방송국에서 우연히 한번 인사를 나눈 정도? 그때 저작권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다. 2월19일 그 기자가 전화를 걸어와 만나자기에 저작권 문제로 인터뷰하려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한 아무개씨(32·영화 감독)와 결혼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냐고 물어 왔다.

그 자리에서 결혼설을 부인했는가?

물론이다. 당황하고 불쾌했지만 ‘그런 사실은 결코 없다. 그 문제 때문이라면 더 이상 얘기할 것이 없다’고 분명하게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러자 그 기자가 ‘알았다. 그렇다면 다른 얘기나 나누자’고 해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렇지만 기사는 분명 당신의 말을 직접 인용한 형식으로 씌어 있다.

나는 기사 문장에 상당히 둔감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공부를 많이 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었다. ‘요즘 한참 바쁘겠네요’라고 기자가 물어서 나는 ‘그래요, 5월에 콘서트가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그 대목이 기사에서 ‘노영심은 “오는 5월 콘서트를 끝내고 가을로 결혼 날짜를 잡을 생각이다”고 밝혔다’로 둔갑했다. 완전한 작문이자 짜깁기 기사였다.

두 번에 걸쳐 보도가 나갔던데, 결혼설이 사실이 아니라면 즉각 항의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처음부터 나는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런데도 또다시 작문 기사를 낼 줄은 몰랐다. 아마도 다른 매체가 결혼설을 반박하는 기사를 내보내니까 여기에 맞대응하려 했던 것 같다. 두 번째 기사에는 나를 직접 만나 확인한 것처럼 사진까지 내보냈다. 그 사진은 앞서 기자를 만나던 날 결혼설에 대해 인터뷰하지 않는 조건으로 찍었던 것이다.

90년 초부터 지금까지 스포츠 신문 3사에 대한 언론 중재 신청 건수가 해마다 10건을 밑돈다. 반론 보도를 얻어내도 사건을 상기시키면 연예인만 오히려 손해라는 시각이 있는데…

상관없다. 이번 중재 과정을 거치며 연예인들이 참고 사는 바람에 악순환이 되풀이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번 사건을 겪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ㅇ양 사건에 대해 무감각했다. 그런데 사건을 겪은 다음 사람들이 ㅇ양 기사에 대해 낄낄거리는 것을 보니 화가 나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다. 내가 겪은 것은 현대 사회를 사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프라이버시 침해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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