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자 2명, 북한에서 마약 제조
  • 정희상 기자 (hschung@e-sisa.co.kr)
  • 승인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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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피중 밀입국…
"북한, 중국내 한인 조직 통해 한국 밀반입 노려"
국정원은 1990년대 초 중국으로 도피한 한국인 필로폰 제조 기술자 수십 명 중 2명이 북한으로 들어가 마약을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씨와 이○○씨로서, 이들은 국내에서도 알아주는 고순도 필로폰 제조 기술자이다. 북한은 이들의 '기술 이전' 덕분에 조악한 북한산 필로폰 순도를 최근 96∼98%의 최상급으로 높였다고 한다.




북한은 1996년 이후 필로폰 생산을 본격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95년 8월 독일에서 필로폰 생산 원료인 염산에페드린 20t을 수입했다. 또 1998년 1월에는 인도에서 염산에페드린 2.5t을 밀수입해 북한으로 가다가 정박했던 방콕 항에서 태국 세관에 압류당하기도 했다.


이렇게 제조된 북한산 필로폰은 주로 일본 야쿠자가 가져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99년 4월10일 일본 마약 수사당국이 돗토리에서 적발한 북한산 필로폰 100kg을 들 수 있다. 재일교포 야쿠자 양 아무개씨가 북한산 민물 조개를 수입한다는 명목으로 조선족 장 아무개씨를 통해 민물 조개 속살을 꺼낸 뒤 그 안에 필로폰을 채워 반입하다 들통 났던 것이다. 당시 수출입 화물선으로 위장한 마약 선박은 원산항을 출항해 묵호항에 잠시 정박한 뒤 일본 서해안 돗토리에 도착했다가 적발되었다.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북한-한국-일본을 이어주는 필로폰 밀매 연락책 가운데 한국 조직폭력배인 구 아무개씨가 끼어 있는 것이 드러났다.


또 1997년 4월에는 일본 미야자키 지검 마약 수사반이 북한 화물선 '지송 2호'에 북한산 필로폰 59kg를 싣고 일본으로 들여가던 조총련계 사업가 2명을 체포한 일이 있다. 당시 선박에 대한 압수 수색 과정에서 북한 국가보위성 요원이 승선한 사실이 확인되고 난수표가 발견되자, 일본측은 이 사건에 북한 정권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며 항의했다.


국내 마약 수사 당국이 파악한 바로는, 북한은 중앙당 39호실이 주관해 대성총국·장생·매봉·단풍상사 등 무역상사를 통해 필로폰을 합법적인 교역 물품과 의약품으로 위장해 공공연히 밀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의 한 관계자는 최근 북한 마약 동향에 대해 "북한은 필로폰을 중국으로 밀반입해 중국 교포 마약 조직과 한국 폭력 조직을 연계하는 수법으로 한국 밀반입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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