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의 전쟁 필승 ‘교전 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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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2.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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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 의존도 파악한 후 몸에 맞는 처방법 찾아야
딱 좋을 때다. ‘담배 권하던 사회’가 금연을 강요하는 사회로 얼굴을 바꾸고 있으니, 지금이야말로 담배와 이별을 고하기에는 적기일 것이다. 10년, 20년 지니고 왔던 습관을 뒤집고, 마약보다 더 질긴 니코틴이 발목을 꽉 붙잡는다 해도 주변에서 ‘협박’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 게다가 금연에 왕도는 없지만, 내게 맞는 금연법을 찾아낸다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마이 웨이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담배에 대한 자신의 ‘애정도’를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끔찍한 폐암 사진이나, 담배가 수많은 질병의 원인임을 알리는 경고 메시지(아래 그림 참조)를 보아도 금연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가.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일로만 여겨지고, 오히려 담배 끊는 사람을 ‘독한 인간’이라고 비난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은 담배와 지독한 사랑에 빠진 '네버(never)형'이다. 당신은 지금 당장 금연에 돌입하지도 않겠지만, 주변 압력에 떠밀려 시도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먼저 담배를 꼭 끊어야 하는 이유를 찾거나, 금연한 뒤 얻게 될 이득에 마음을 돌릴 필요가 있다. 담배를 꼭 끊어야만 하는 이유를 한 가지라도 찾아내거나, 금연 뒤 얻을 이익에 솔깃해지기만 해도 당신은 금연 작전 1단계에 성공한 것이다.


담배와 ‘죽고 못 사는’ 사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별할 준비가 안된 당신은 또 어떤가. 담배가 나쁘다는 데에는 막연하게 동의하지만, ‘이제껏 피웠는데, 지금 끊는다고 좋아지겠는가’라고 의심할 것이다. 금연 과정에 소비하는 에너지와 금연 과정에서 부가되는 스트레스가 오히려 담배보다 더 해롭다고 항변할는지도 모른다. ‘결과 의심형’인 당신이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담배와 이별한 이들의 체험담을 열심히 들어야 한다. 금연 교실이나 금연을 위한 그룹 미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은 또 ‘동기 부족형’인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담배를 끊으면 당신의 건강이 얼마나 개선될 것인가 잘 알면서도 자꾸 금연 시작 시기를 늦추고 있을 것이다. ‘아직 젊으니까 좀더 피우다가 끊어도 되겠지’ 싶을 것이다. 금연 경험도 있기 때문에, 언제인가 마음만 먹으면 쉽게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금연 시기를 늦추면 늦출수록 수명과 건강은 좀먹고, 이별하기가 더 어렵다. 당신은 병원을 찾아가 폐 정밀 검진을 통해 담배로 인해 손상된 몸의 실상을 정확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 10년만 피웠어도 당신의 폐와 기관지는 눈에 띌 정도로 망가졌을 것이다. 녹슬고 있는 몸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큼 확실한 금연 동기를 찾기는 드물다.
앞의 과정을 거쳤든 그 과정을 뛰어넘었든, 당장 금연할 결심이 뚜렷하다면 이제 본격적인 금연 작전에 들어가자. 머리 속에서 담배와의 애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해도, 몸이 니코틴과의 결별을 거부할지 모른다. 담배와의 전쟁에 지원 병력을 투입할 것인지를 먼저 알아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니코틴 의존도 판별법’을 참조하라(38쪽 표 참조).


‘식후 연초’ 끊는 데는 양치질이 명약



합산한 점수가 3점 이하라면 당신의 금연은 신체적 금단 증상보다는 습관과의 싸움이다. 당신은 니코틴에 약점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이 싸움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습관을 바꾸려면 담배를 피우던 상황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식후 연초’를 즐겼다면, 식사 후 곧바로 일어나서 산책하거나 양치질을 해야 한다. 술을 마시거나 바둑을 두면서 담배를 많이 피웠다면 당분간 이런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 심호흡을 하거나 물을 천천히 오래 마시는 것, 껌을 씹는 것도 흡연 욕구를 잠재우고 금단 증상을 막는 방법이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은 3분만 지나면 사라진다. 앞에서 제시된 방법들은 그 3분을 견딜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다. 반대로 술·커피와 맵고 짠 음식은 담배를 부르는 ‘적’임을 명심하고 멀리해야 한다.


점수가 4점 이상이면 습관을 바꾸려는 의지만으로 싸우기에는 벅차다. 니코틴이 훼방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금연 성공률을 2배 높이는 니코틴 패치가 지원 병력이 될 수 있다. 단, 니코틴 패치가 도울 수 있는 한계는 30% 선이다. 몇 달 뒤에는 더 효과적인 지원 병력으로 알려진 금연 보조제 ‘부프로피온’이 한국에도 상륙할 전망이다. 하루 두 번씩 7∼8주 복용하는 이 약은, 니코틴 패치와 함께 사용하면 금연 성공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금연에 여러 번 실패했거나 니코틴 의존도가 7 이상이라면, 아무리 보조제를 쓰더라도 혼자 결행하기는 어렵다.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금연 교실이나 금연 클리닉에서는 '당근과 채찍'을 동원해 거듭 주저앉는 당신을 일으켜 세운다. 의사는 상담을 통해 담배가 당신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가를 인지시키고, 일산화탄소나 소변 검사를 통해 당신 체내에 축적된 담배의 흔적들을 확인시키며 금연 의지를 북돋아준다.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결심은 결연하지만 체중이 불어날까 싶어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가? 담배를 끊으면 보통 3kg 가량 체중이 늘어난다(위 상자 기사 참조). 체중 증가가 두렵다면 니코틴 중독을 ‘달리기 중독’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달리기를 비롯한 모든 유산소 운동은 금단 증상을 이기고 몸을 정상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 가운데서도 달리기는 한번 맛을 들이면, 니코틴이 주는 쾌감 이상의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



도움말: 유태우(서울대 교수·가정의학), 윤영호(국립암센터 삶의질향상연구과), 지선하(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천은미(삼성서울병원 금연클리닉)
































나의
니코틴 의존도는?



1



잠자리에서 일어난 뒤 얼마 만에 첫 담배를 피우나?
60분
이상 지나서:0      31~60분:1
6~30분:2
       5분 이내:3 



2



금연 구역에서 흡연 욕구를 참기가 어려운가?
아니다:0
       그렇다:1 



3



하루중 어느 때 금연이 가장 참기 어려운가?
기상 후:1
      다른 상황일 때:0 



4



하루에 담배를 몇 개비나 피우는가?
10개비 이하:0   11~20개비:1
21~30개비:2
    31개비 이상:3 



5



오후보다 오전에 더 담배를 자주 피우는가?
아니다:0        그렇다:1 



6



아파서 하루 종일 누워있을 때에도 담배를 피우는가?
아니다:0
       그렇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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