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 마사히데 지사 "미군 떠날 것"
  • 오키나와·蔡明錫 편집위원 ()
  • 승인 1996.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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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기지는 물론 세계 각지의 군사 기지가 모두 폐쇄되기를 바란다.”
1년 전 일어난 초등학교 소녀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미군 기지 이전 운동을 벌이고 있는 오타 마사히데 지사. 그는 오키나와 사범 대학에 다니던 45년 4월 철혈근황대(鐵血勤皇隊) 대원으로 오키나와 전투에 동원되었다가 수많은 학우를 잃은 쓰라린 기억을 지니고 있다.

그는 류큐 대학 사회학 교수로 재직할 때에도 반전·평화 운동, 오키나와 전투 연구에 깊이 관여했다. 오타 지사는 이른바 혁신 진영의 요청으로 90년 오키나와 지사 선거에 입후보해 첫 당선을 기록한 후 2기, 6년째 오키나와 현정을 이끌고 있다.

작년 10월 하순 지사를 비롯해 8만5천명이 참가하여 현민(縣民) 총 궐기 대회를 열고 미군 기지 정리·축소, 미·일 지위협정 개정 운동에 불을 붙였다. 그런 점화력이 어디서 나왔다고 보나?

오키나와는 태평양전쟁 때 큰 희생을 치렀을 뿐 아니라, 전후 50년이나 미군 기지의 중압에 시달려 왔다. 더 이상 이 문제로 시달릴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오키나와인들의 솔직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오키나와에 있는 광대하고 밀집된 미군 기지는 산업 진흥과 도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또 미군과 그 군속들이 일으키는 사고로 오키나와인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겹쳐 오키나와인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 같다.

그 직전 지사는 미군 용지에 대한 강제 사용 수속에 대리 서명을 거부했다. 어떤 이유인가?

미군 훈련에 따른 항공기 소음과 환경 파괴, 미군 및 군속에 의한 범죄 다발, 미군 성폭행 사건에 대한 오키나와인들의 분노를 생각해 볼 때 지사가 관례적으로 해온 대리 서명에 날인할 생각이 없었다.

지난 9월 초 있었던 주민 투표에 유권자의 약 60%가 참가하여 90%가 찬성표를 던졌다. 투표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주민 투표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실시된다는 점, 기지 문제에 대해 현민의 생각이 서로 다르다는 점 등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투표율이 59.5%에 달했다는 것은 미군 기지 문제에 오키나와인들이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문제 해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한다. 또한 찬성 표가 90%를 차지하여 전 유권자의 과반수를 넘었다는 것은 지위협정 개정과 기지를 정리·축소하기를 갈망하는 오키나와인들의 의사가 명확하다는 것을 보여준 성과라고 판단한다.

주민 투표 결과를 가지고 지사는 중앙 정부 대표인 하시모토 총리와 담판했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나?

총리로부터 주민 투표에 나타난 오키나와인들의 의사를 엄숙히 받아들인다는 인사가 있었다. 이어 후텐마 기지 반환뿐 아니라 여타 미군 시설도 계속 정리·통합·축소하겠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또한 미군의 병력 구성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미국측과 협상하겠다는 언질이 있었고, 지위협정의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을 약속받았다.

지사는 2015년까지 미군 기지 전면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런 공약이 실현될 전망은 있다고 보는가?

오키나와의 ‘기지 반환 행동계획’은 21세기 오키나와의 청사진 ‘국제 도시 형성 구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국제 도시를 형성하려는 목표 연도인 2015년까지 미군 기지를 계획적이고 단계적으로 반환케 한다는 계획이다. 이 행동 계획은 오키나와에 있는 모든 미군 기지(40개)가 대상이며, 제1기(2001년), 제2기(2010년), 제3기(2015년)로 나누어 미군 기지 전면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15일 미·일 양국이 후텐마 비행장 전면 반환을 포함한 11개 시설 반환에 합의한 것도 이 행동 계획의 취지에 부합한 것으로 본다. 나는 미군 기지를 평화와 생산의 기지로 바꿔 여기서 오키나와의 미래를 발견코자 한다.

만약 계획대로 미군 기지가 2015년까지 전면 반환될 경우 이것이 일본의 군비 증강이나 핵무장을 불러일으킬 위험성도 있다. 지사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소 양국의 냉전이 끝나 세계적으로 군축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는 지금, 일본이 군비를 증강하거나 핵무장을 하는 것은 전혀 생각해 볼 수 없는 문제이다. 나는 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문화 교류를 통해 평화 우호 관계를 촉진하는 것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굳게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오키나와 미군 기지는 한반도 문제와도 직접 관련을 맺고 있다. 일본의 방위 전문가들 사이에는 오키나와의 미국 해병대를 한국으로 이전하라는 소리도 있는데, 지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방금 말한 대로 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문화 교류를 통해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자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따라서 오키나와 미군 기지는 물론 세계 각지의 군사 기지가 모두 폐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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