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뜬 '서울 무지개'
  • 글·사진/이진만(이미지프레스) ()
  • 승인 2001.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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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에 '코리안 드림' 확산…5개 대학에 한국어과 설치


몽골 사람들은 한국을 '솔롱고스'라고 부른다. 무지개라는 뜻이다. 그만큼 한국을 동경한다. 몽골에 부는 한국 바람은 몽골 주재 한국대사관 앞에 가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행 비자를 받으려고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한국은 몽골에게 새로운 도약의 모델이다. 울란바토르 대학·국립 몽골인문대학·어르헝 대학 등 5개 대학에 한국어과가 개설되어 있고, 아리랑TV 등 위성 방송을 통해 한국에 대한 '시차'를 줄여가고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외모나 문화적으로 이질감이 없는 한국에 가기를 원하는 젊은이가 많다. 불법 체류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한국에 가서 1년만 일하면, 몽골에서 몇 년 버는 것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울란바토르에서는 매년 3월 하순, 한국 문화 행사 주간을 갖는다. 3월23∼30일 열린 이번 한국 주간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지휘할 만큼 큰 행사였다. 문화궁전에서 열린 한국영화제에서는 〈하얀 전쟁〉 〈닥터봉〉 〈영원한 제국〉 등이 상영되었고, 한·몽 학술대회도 열렸다. 몽골 주재 한국대사관은 몽골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열었다. 바가 반데 몽골 대통령은 "한국과 몽골 사이에 더욱 깊은 우호를 다지기 위한 행사로 발전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국 이미지 흐리는 '어글리 코리언'도 적지 않아




그러나 몽골에는 '어글리 코리언'도 없지 않다. IMF 이후 도피하다시피 몽골을 찾은 한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흐려놓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나이트클럽이나 술집을 경영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제조업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은데, 사회주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한국인이 서울에서 몽골 투자단을 모집해 몽골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경제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한 뒤 계약금을 떼어먹은 사례가 있었다. 현지 교민들은 "치밀한 시장 조사와 몽골의 특수한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몽골 사람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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