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울리는 '돌팔이 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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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1.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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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시달리고 식물 인간 되기도


다시 수술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마음까지 들어요." 성형 수술 부작용으로 6년째 고통에 시달려온 김지연씨(32·가명)의 말이다. 1996년 9월 하순, 여성복 모델이던 김씨는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콧등을 고치려고 강남의 한 성형 외과를 찾았다. 그 발걸음이 6년 악몽의 시작이 될 줄은 김씨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첫 성형 수술 이후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에 삽입한 실리콘이 몸에 맞지 않아서 생긴 부작용인데, 눈자위의 실핏줄이 터져 흉한 모습이 되었고, 뺨에 발진이 일어났다. 코 모양도 점점 변해 갔다.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김씨는 2001년 2월까지 처음 수술한 성형 외과에서 세 차례, 다른 성형 외과에서 두 차례, 세 번째 성형 외과에서 한 차례 등 무려 여섯 차례나 성형 수술을 더 받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부작용이 생겼다.


김씨는 현재 코로 숨을 쉬지 못할 만큼 심한 비염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코의 뼈는 부스러기만 남은 상태이다. 성형 수술 이후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우울증 증세를 보여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 김씨는 세 군데 성형 외과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의료 사고 중 김씨처럼 성형 수술 부작용으로 피해를 본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 성형 수술 부작용이 늘어난 이유로 일단 무자격자의 성형 시술이 성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다른 수술에 비해 성형 수술을 가벼이 여겨 개인의 소개를 받거나 혹은 광고 전단을 보고 찾아가 무자격자에게 수술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무자격자의 시술을 받아 생긴 부작용은 다른 성형 전문의를 찾아가도 고치기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일부 성형 외과 의사의 그릇된 상혼도 사고를 부르는 주요 원인이다. 성형 수술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수술비가 비싼 편이다. 돈벌이만을 생각해 부작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효과만을 크게 강조하는 일부 성형 의사의 무분별한 과잉 진료가 피해자를 양산한다.


법원은 긴급한 수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성형 외과 의료 사고의 경우 설명 의무를 위반한 의사에게 책임을 지우는 쪽으로 판결을 내는 추세이다. 의사의 책임을 엄히 묻고 있는 것이다.


흔히 성형 수술 후유증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전신 마취 성형 수술을 받다가 식물 인간이 된 경우도 있다. 최수진씨(44·가명)는 2000년 6월에 코를 높이고 눈 밑의 주름을 피는 성형 수술을 받은 뒤 지금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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